‘추적60분’ 세월호 실종자 가족, 멈춰버린 1년…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9명

‘추적60분’ 세월호 실종자 가족, 멈춰버린 1년…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9명

기사승인 2015-04-12 01:41:55

[쿠키뉴스] 지난해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 그 후로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아홉 명. 그 가족들은 지난 1년간 고통스러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왔다.

4월 16일 세월호에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제주도로 이사하던 한 가족이 타고 있었다. 권재근, 한윤지 부부와 혁규, 지연 남매. 그러나 가족 중에 살아 돌아온 것은 여섯 살 난 지연이 뿐. 권재근, 권혁규 부자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배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실종자 단원고 2학년 3반 영인이는 예전부터 축구화를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었다. 그 때 사주지 못했던 게 마음 아파 엄마는 뒤늦게 아들에게 축구화를 선물했다. 집에는 영인이가 한 번도 신어 보지 못한 축구화가 그대로 놓여 있다.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영인이의 학생증을 몸에 지닌 남학생의 시신이 떠올랐다. 영인인 줄 알았던 아이는 영인이의 친한 친구였다.

유치원 선생님을 꿈꾸던 다윤이는 아픈 엄마 곁을 항상 지켜주던 착한 딸이었다. 신경섬유종증을 앓던 다윤 어머니의 병세는 참사 이후 더욱 깊어졌다. 수색 종료 선언이 있은 지도 어느덧 5개월,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딸이 아직 바다에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뿐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더이상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는 것뿐이다. 가족의 생환이 아닌 주검을 안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실종자 가족들. 가족들은 선체를 인양하는 것만이 사라진 가족의 시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이 꿈은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전교 1등을 도맡아 하고 엄마에겐 친구 같던 딸 은화. 딸이 수학여행을 떠나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기막힌 현실이 은화 엄마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평소 은화와 사이가 돈독하던 21살 오빠는 방문을 굳게 잠그고 몇 달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아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엄마는 은화를 찾아야만 한다.

은화 엄마는 생존 학생으로부터 사고 당시 은화가 4층 선미 다인실 복도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이 복도에 줄지어 있던 상황에 물이 밀려들어왔다고 했다. 은화 엄마는 딸이 4층 다인실 객실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부터 시계가 멈춘 것처럼 매일 똑같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아픈 상처를 가슴에 품고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20일간의 도보행진에 나섰다.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실종자들을 모두 수습하고 희생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다.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생존자들 역시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침몰 당시, 여러 승객들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의인’ 으로 불렸던 화물기사 김동수 씨.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정신적, 육체적인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살아남았지만 다시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생존자들, 죽은 가족을 품에 안지 못해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 살아남은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모두 벗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돌아오는 4월 16일 1주년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지난 1년간의 아픔을 듣고 세월호 참사의 끝나지 않은 비극을 살펴보고자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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