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위아영’ 나이 들어 서러운 당신, 괜찮아요

[쿡리뷰] ‘위아영’ 나이 들어 서러운 당신, 괜찮아요

기사승인 2015-05-15 17:47:55
사진=영화

[쿠키뉴스=권남영 기자] 조쉬(벤 스틸러)와 코넬리아(나오미 왓츠)는 반복되는 일상에 젖어 사는 40대 부부다. 매일 특별한 일이라곤 없다. 서로에 대한 열정도 식었다. 함께 집에 있을 때마저 각자의 일에 열중한다.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권태롭다.

그런 조쉬 부부의 잔잔한 일상에 일순간 파도가 인다. 우연한 계기로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 부부를 만나면서다.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이들의 당당함은 조쉬 부부에게 색다른 충격으로 다가온다.

제이미 부부는 젊다. 앞날이 창창한 20대다. “못 할 일도, 못 가질 것도 없는 나이”다. 자신들만의 멋과 방식을 추구하는 이들의 삶에선 에너지가 느껴진다.


조쉬 부부는 이 강렬한 자극에 반응한다. 제이미 부부를 따라 그들처럼 먹고, 놀고, 즐긴다. 그러나 맞지 않는 옷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일적인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데뷔작으로 큰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조쉬는 8년째 한 작품을 붙들고 점점 자신감만 잃어 간다. 무명 다큐 감독인 제이미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넘친다. 과감함까지 있다. ‘일단 해 보고 안 되면 만다’는 식이다. 그런 제이미를 조쉬는 본인 영화 제작도 뒤로한 채 도와준다. 그러나 순간순간 뭔가 못마땅한 자신을 발견한다. 열등감이다.

영화 ‘위아영’은 두 부부의 모습을 통해 ‘나이 듦’을 얘기한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신세대는 구세대가 되는 것에 저항하지만 결국 그들도 나이 들기 마련”이라며 “닮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얼굴이나 목에 주름이 지고, 몸 구석구석 자꾸 탈이 나는 것. 두렵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언젠간 누구나 젊음의 빛을 잃는다. 그러나 모든 게 사라지지만은 않는다. 연륜과 지혜, 포용력이 생긴다. 영화는 이 지점을 짚어낸다. 나이 든다는 게 그리 서러운 일은 아니라고 말이다.

곳곳에 웃음을 첨가해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점이 탁월하다. 두 세대를 아울러 전체적으로 따스한 시선을 취한 점도 돋보인다. 예상 가능한 전개는 다소 식상하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호흡을 따라가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위아영’을 보는 관객들은 적잖이 공감의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그 다음이다. 곱씹으면 씹을수록 또 다른 맛이 있다.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