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 아름다운 미장센과 대비 이루는 초현실극

[쿡리뷰]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 아름다운 미장센과 대비 이루는 초현실극

기사승인 2015-06-11 12:15: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폐병에 걸린 소녀 시즈코(박보영)는 의붓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버려지듯 떠밀려 경성 교외의 한 외딴 기숙학교에 보내진다. 기숙학교는 숲으로 둘러싸여 외부인의 접근이 어렵다. 조용한 학교에서 주란에게 잘 대해주는 것은 교장(엄지원)과 급장 가즈에(박소담)뿐이다. 모두 주란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거나, “그 폐병 옮는 것 아니지?”라며 차갑게 대한다.

산 속의 기숙학교에서 제게 손길을 내민 가즈에에게 시즈코는 제 이름이 사실은 주란이라고 고백한다. 그날 주란은 가즈에의 이름은 연덕이라는 것을 알았다. 비밀과 우정을 공유한 두 소녀를 둘러싸고 학교의 비밀들이 펼쳐진다. 갑자기 급우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교장은 소녀들이 부모님에게로 돌아갔다고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영화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감독 이해영)은 소녀들을 둘러싼 미장센과 심리가 돋보이는 영화다. 초반의 아름다운 기숙학교와 소녀들 사이의 미묘한 공기, 좋아하는 친구를 빼앗기기 싫은 시기심 등은 에바 그린 주연의 ‘크랙(Crack,2009)’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10대 여자아이들의 우정은 동성애적인 코드를 저변에 깔고 깊어지지만 영화 전체를 뒤덮어가는 초현실적인 사건 앞에서 바뀐다. 아름다운 그림은 비밀 앞에서 점점 형태를 달리한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무너진 아이들의 세계는 얼음에 갇힌 소녀들의 모습으로 주란 앞에 나타난다.

영화는 홍보 과정에서 박보영 주연이 부각됐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데는 신예 배우 박소담의 역할이 크다. 연약하고 어두운 성격의 주란이 바뀌는 계기가 되는 연덕 역을 맡은 박소담은 첫 주연인데도 불구하고 극의 엉성한 구멍들을 채워나갈 만치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다.

아쉬운 것은 엄지원이다. 역량 있고 아름다운 배우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 평면적인 악역으로만 남는다. 엄지원과 박보영의 ‘케미’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아쉬울 따름이다. 박보영은 극 내내 예쁜 얼굴을 감정에 따라 다양하게 바꾼다. 겁 먹은 주란이 분노하는 과정은 초현실적이지만 그만큼의 쾌감도 선사한다. 마치 3부작 영화의 첫 번째를 보는 느낌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나머지 2부작만큼의 공간을 메우는 것은 배우들의 힘이다. 오는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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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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