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후 부적격 판정 ‘혈액’, 동성간 성접촉 등으로 HIV 감염 이유?

헌혈 후 부적격 판정 ‘혈액’, 동성간 성접촉 등으로 HIV 감염 이유?

기사승인 2015-07-13 17:05: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근 메르스 여파로 인해 혈액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헌혈 이후 혈액선별검사를 통해 부적격으로 판정이 된 혈액을 폐기하는 비용이 해마다 늘고 있어 문진의 실효성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새누리당) 의원이 대한적십자로부터 제출받은 ‘혈액선별검사 폐기비용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8만유니트(1유니트=400㏄)가 폐기되었으며 폐기비용에만 181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리터 패트병 10만개, 건강한 성인남성(혈액량 4.8리터 기준) 3만명의 혈액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된 폐기 사유를 보면 ▲ALT(간기능수치)가 77%로 가장 많았고 ▲HIV감염이 8% ▲C형간염이 7%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ALT(간기능수치)와 C형간염의 경우 자각증세가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헌혈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관리에 한계가 있지만, HIV감염은 주된 원인이 성접촉인 것을 감안하면 문진을 통해 걸러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HIV감염의 경우 남성을 중심으로 한 동성 간 성접촉이 주된 경로로 나타나 건강검진, 헌혈 등 각종 문진에서 동성 간 성접촉 사실을 숨기고 있어 사실상 사전관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2013 HIV/AIDS 관리지침’에서 1985년부터 2011년의 HIV 내국인 감염경로 현황을 보면 확인된 6962명 가운데 남성(6393명)의 경우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해 56.5%(3614명), 동성 간 성접촉은 42.7%(2732명)로 나타난 반면 여성(569명)의 경우에는 동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일본,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는 헌혈을 통한 HIV 감염 위험을 감소시키고자 남성의 동성 간 성접촉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최근 FDA에서 ‘남성과 성관계를 가지는 남성’에 관해 남성과의 성관계 이후 평생 헌혈 제한에서 1년간 제한으로 개정하는 취지의 권고 개정안을 발표했다.

호주의 경우에도 남성동성애자 헌혈 유보를 1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호주의 기증자들은 혈액센터 직원들이 입회한 자리에서, 허위 정보와 호도하는 정보를 제공할 경우 벌금형이나 구속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선언문에 서명을 하도록 하고 있다.

김현숙 의원은 “매년 폐기되는 혈액의 양이 방대하다. 헌혈로 인하여 혈액을 모으려다 오히려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며 “헌혈을 통해 혈액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소중한 혈액이 폐기되지 않도록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미국, 호주 등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HIV 감염의 위험이 높은 동성 간 성접촉에 대한 관리를 추진하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사전교육 및 문진을 구체화하고, 허위 정보제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헌혈 사전관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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