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 부족으로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한 뒤에도 다시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2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건복지부 주최 ‘고령사회대책 토론회’에 앞서 발표한 발제문에서 OECD의 ‘노화와 고용정책 통계’(Ageing and Employment Policies)를 분석한 결과, 2007~2012년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실제은퇴 연령은 71.1세였다고 밝혔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평균 은퇴연령이 70세 이상이었다. 우리나라 남성의 실제은퇴 연령은 OECD 회원국 평균인 64.3세보다 6.8세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일본이 69.1세였으며 스웨덴과 스위스가 66.1세, 미국 65.0세, 호주 64.9세 순이었다. 벨기에(59.6세)와 프랑스(59.7세)는 60세에도 못 미쳤다.
다른 회원국들 대부분의 공식 퇴직연령이 65세인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공식 퇴직연령이 60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 후 재취업해서 일하는 우리 남성들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정년을 다 채웠다고 하더라도 최소 11.1년은 노동 시장에서 일을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남성은 55~64세 중고령자의 고용률에서도 OECD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했다.
2015년 OECD 고용 전망(Employment Outlook)을 보면 2014년 우리나라의 중고령자 고용률은 79.6%로 81.5%의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OECD 평균인 65.1%보다도 14.5%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벨기에(48.4%), 프랑스(48.9%), 스페인(51.2%)보다는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실제은퇴 연령은 우리나라 여성 역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우리 여성의 실제은퇴 연령은 69.8세로 일본(66.7세)과 미국(65.0세)보다 높았으며 OECD 평균(63.2세)보다 6.6세 높았다. 다만 우리 여성의 중고령자 고용률은 52.0%로 OECD 평균인 49.1%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중고령자의 고용률은 높은 편이었지만,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비정규직이었다. 2013년을 기준으로 중고령자의 49.5%는 시간제나 임시직 노동자였다. 현재 직장에 1년 미만 근속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4.7%나 됐다.
배 본부장은 “우리 남성들은 늦은 나이가 돼서도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페인이나 스위스보다도 5년이나 더 일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중고령자 남성의 고용율이 높은 것은 이 연령대 남성이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가정의 남성가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을 계속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는 27~54세의 장시간 노동에 기반을 둔 고용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개혁해 세대간 노동시간을 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27~54세의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55~60세의 노동시간을 30시간으로 각각 줄이는 한편 65세 이후에는 주 20시간 미만의 시간제 노동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또다른 발제자인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은 노인연령 기준 상향 조정 논의에 대해 “연령 기준 조정에 앞서 고령자에 대한 복지·고용 등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연령 기준에 대한 획일적 접근보다 분야별로 노인의 삶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석재은 한림대(사회복지학) 교수는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근로빈곤층, 실직자, 여성에 대한 국민연금 수급권을 확대해 1인1국민연금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은퇴 후 소득 크레바스(은퇴 후 연금을 받기 전 소득이 없는 기간)에 대응하기 위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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