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적 폐암 환자, 획기적 항암제 투여 후 어떻게 됐을까?

중동 국적 폐암 환자, 획기적 항암제 투여 후 어떻게 됐을까?

기사승인 2015-08-22 00:44: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중동 국적의 흑색종 환자(81)는 종양이 피부, 겨드랑이 림프구에 이어 뇌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암이 급속도로 전이된 후 환자는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병상에 누워만 있는 상태였다. 기존 항암제로는 더 이상 손을 쓸 방법이 없었기에 의사는 면역항암요법을 사용했다. 면역항암제 투여 3∼4주 만에 그는 병상에서 일어나 건강하게 밥을 먹고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다니엘 찬 싱가포르 국립대 종양학과 박사는 ‘면역항암제 임상연구 사례’ 발표를 통해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지 3∼4주 만에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며 “항암제 투여 후 약간의 발진은 있었으나 구토도 없으며 백혈구 수치도 정상이었다”며 면역항암요법의 획기적 효능에 대해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는 2015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에서 베스트논문(Best of ASCO)으로 선정된 연구결과들을 발표하는 순회학회가 열렸다. 이번 학회에서는 아태지역 종양 전문의들이 모여 차세대 항암요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주요 임상결과들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면역항암제가 흑색종에 이어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치료 가능성까지 넓혔다는 임상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면역 항암제 기전 논의 활발=학회에서 의료진들은 ‘면역항암제’가 기존 항암제를 넘어서는 차세대 항암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있었으며,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획기적인 치료제이지만, 내성 위험과 적용 가능 대상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한계로 들 수 있다. 의학계가 면역항암제를 3세대 치료제로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체내 면역체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에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해 신속허가를 했다.

그렇다면 면역항암제가 표적항암제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마이클 보이어 호주 시드니대학교 의대 박사는 “아직까지는 면역항암제가 단독요법으로 표적항암제를 완전히 대체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현재까지 돌연변이된 특정유전자를 타킷으로 한 표적항암제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다만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이 진행 중이며, 결과가 좋게 나오는 만큼 두 치료제를 병용하는 요법을 우선적으로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효과가 높은 만큼 자가면역질환 등의 부작용 위험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보이어 박사는 “면역 기전과 관련된 부작용은 면역항암제 사용에 있어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며 “현재 항 PD-1 면역항암제의 경우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암 치료 주목=현재까지 면역항암제는 흑색종 치료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폐암에 쓰일 수 있는 가능성에 기반해 활발한 임상연구가 실시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임상 연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연구는 폐암치료에 관한 연구다. 그중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펨브롤리주맙을 이용한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병용요법 임상연구에서는 전체 환자 중 59%가 종양 크기의 감소를 보여, 비소세포폐암에 있어서 펨브롤리주맙의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


마이클 보이어 박사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PD-1 면역항암제의 임상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이 약제가 ‘마법(Magic)’과도 같다는 것이다. 경과가 좋은 환자들에서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적 약물이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는 환자도 있다. 따라서 최적의 치료 결과를 보이는 환자군을 선별해 치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의 경우 임상을 통해 좋은 반응률과 지속성을 보여 암환자를 치료하는 패턴을 변화시켰다는 측면에서 혁신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이미 흑색종뿐 아니라 폐암 등에서도 입증됐다. 미국에 이어 호주 정부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 정부에서도 면역 항암제의 혁신성을 인정하고, 보다 많은 환자들이 빠르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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