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새누리당은 16일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과 관련 긴급토론회를 열어 정치적 편향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참석을 예고한 포털 임직원들이 불참을 통보하면서면서 ‘반쪽 짜리’ 토론회가 됐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 제하의 토론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김종석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 새누리당 주요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당초 유봉석 NHN 미디어플랫폼 센터장,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하루를 앞두고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논의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에 오지 않은 네이버와 다음에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운을 뗐다.
포문은 김 대표가 열었다. 김 대표는 “포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보를 왜곡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국민 80%가 뉴스 소비에서 포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포털이 단순한 뉴스 유통 채널의 역할을 넘어 뉴스 결정과 배열, 편집까지 하는 ‘게이트 키핑’ 역할까지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했든 안했든 중립적 정보의 흐름을 결과적으로 왜곡한다면 국민이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포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돼야 한다”면서 “또 사이비 언론 행위나 동일기사 반복전송, 낚시기사 등 저질 기사 난립도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포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사람의 사고를 형성하고 여론을 만들 수 있는 프레임 자체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긴요하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포털은 영향력이 있으면 상응하는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면서 “그 측면에서 포털을 총선용으로 재갈 물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누리당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형우 서강대 교수에게 의뢰해 만든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포털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연구 결과 양대 포털에서 새누리당(여당)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야당보다 10배가량 많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그러나 언론학계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 결과는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보고서를 집필한 최형우 교수는 언론계 전문가가 아니라 광고·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방송학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포털 뉴스서비스의 대안과 대안 세미나’에서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는 “보고서의 목표는 대중들에게 협소한 정치적 대립 구도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결과 정치란 지저분하고 지겨운 것이라는 상식을 확인시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장은 “제목만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기사라고 구분한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퉁치는 등 의도를 갖고 짜맞춘 의혹이 있다”며 “보고서에는 포털의 기계적 중립과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의도도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편향을 피하는 게 편향일 수도 있다”면서 “언론의 사명은 중립이 아니라 권력 비판에 있다. 포털이 기계적 중립에 치우쳐 비판을 은폐한다면 공적 플랫폼으로서의 포털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 관계자는 일방적인 불참 통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참석하기로 했다가 불참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측은 “내일 있을 국정감사에 집중하기 위해서” 다음 측은 “토론회 참석 패널이 편향적으로 구성돼 토론회가 진행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각각 불참 이유를 밝혔다.
양대 포털 임직원과 정치권의 공방은 17일 윤영찬 네이버 이사와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가 증인출석하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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