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탕웨이 “시댁인 한국에 ‘영화’라는 선물 가지고 왔어요”

[쿠키인터뷰] 탕웨이 “시댁인 한국에 ‘영화’라는 선물 가지고 왔어요”

기사승인 2015-10-07 17:59: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부산)] ‘국민 며느리’ 탕웨이가 다시 부산을 찾았다. 2010년 영화 ‘만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첫 방문한 이후 벌써 5번째다. 탕웨이는 이번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세 도시 이야기’(감독 메이블 청), ‘화려한 샐러리맨’(감독 조니 토), ‘몬스터 헌트’(감독 라만 후이)까지 총 3편의 영화를 들고 왔다. 탕웨이는 남편 김태용 감독의 단편영화 ‘그녀의 전설’ OST를 한국어로 부르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제 부산이 익숙해 마치 집에 온 것 같다는 탕웨이를 지난 3일 오후 부산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만났다.

Q.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인데 어떤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익숙해져 있어 이제 부산에 오면 집에 왔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차를 타고 어디를 어떤 길로 가고 거기서 어떻게 내리는지, 무대에 올라가면 어떤 바다가 있고 어떤 햇볕이 뒤에서 나를 쬐고 있는지, 관객들은 어디에 앉아있는지 등 이런 것들을 이미 알고 있어 누가 얘기해주지 않아도 다음 일정이 준비돼 있을 정도다. 다른 나라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부산에 간다고 하면 마치 직업처럼 부산은 어떤지 설명해주곤 한다. 포장마차도 항상 가던 포장마차만 간다.”

Q. 남편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전설’ OST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불렀다고 들었다. 힘들진 않았나.

“전혀 힘들지 않았고 전체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이 노래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건 감정이었다. 그런데 감정보다 중요한 건 발음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하하. 감독님이 한국관객이 들었을 때 발음이 방해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셔서 여러 차례 녹음했다. 원래 감독님이 이 곡을 영화 삽입곡으로 쓰려고 결정한 후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들려줬더니 “너 몰랐냐. 어렸을 때 내가 많이 불러준 노래다”라고 하셨다 하더라. 감독님이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원곡이 중국 노래여서 놀라웠고 ‘어쩐지 그래서 중국인 부인을 얻었구나’ 하고 생각하며 “원래 중국 노래였으니까 중국인인 당신이 불러줄래요”라고 말해줬다. 더 재밌는 건 그 노래를 한국어로 불렀다는 점이다. 외국어로 노래할 수 있는 첫 기회를 준 김태용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Q. 평소에 남편이 한국어를 잘 가르쳐주나.

“노래 가사를 배우고 연습하면서 한국어 공부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노래를 배우면서 한국어 선생님에게 수업을 계속 받았다. 선생님에게 가사의 내용을 물어보며 관련된 한국 문화나 그 뒤의 이야기들도 많이 배웠다. 매주 수업이 이어질 때마다 감독님이 너무 늘었다고 말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 열심히 했다. 김태용 감독님의 스타일을 아는데 그렇게 반응 해주는 이유는 더 노력해서 공부하게 하기 위해서다. 계속 열심히 배울 생각이다.”

Q.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세 도시 이야기’에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여자를 연기했다.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힘들진 않았나.

“특별히 노력한 건 없다. 이미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두 편 찍어서 익숙한 상황이었다. 부모님의 얼굴을 보면서 그 세월의 흔적들도 항상 보고 있었다. 배우 유청운의 어머니와 메이블 청 감독의 부모님이 실제로 영화 내용처럼 밀항을 해서 홍콩에 왔다고 들었다. 그분들 덕분에 홍콩이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는 곳이 됐구나 생각하면서 현실로 느끼게 됐다. 또 배우 성룡 부모님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했는데 영화의 90%가 사실이다. 성룡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울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성룡 뿐 아니라 내 부모님 세대의 분들도 홍콩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시며 많이 우셨다고 들었다. 아마 직접 겪은 세월이 영화 속에 나오기 때문인 것 같다.”



Q. 연기를 마친 소감은.

“‘세 도시 이야기’에서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왜냐하면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연인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고 결국 해피엔딩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랑이야기는 대부분 한 쌍의 커플이 있으면 그들을 방해하는 제3자가 나타나 오해나 좌절, 혹은 파경을 겪는 이야기가 많다. ‘세 도시 이야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만의 사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영화를 최근에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올 것 같은 사랑이야기가 실제 이야기이고 내가 연기했다는 게 아직도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편지 하나를 쓰면 상대방의 손에 들어가는 데 3개월이 걸리고 답장을 써도 3개월이 흘러야 상대의 손에 들어가는 상황이 나온다. 그 과정을 기다리고 받아들이는 가장 로맨틱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사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Q. 탕웨이는 이제 ‘국민 며느리’가 된 것 같다. 시댁인 한국의 호응이 항상 좋은데 어떤가.

“얼마 전에 추석이었다. 추석에는 집에 다 모이는 거니까 ‘영화’라는 선물을 가지고 왔다. 여러분들 많이 좋아해주세요.”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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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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