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서울 건국대학교가 갑자기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단체로 아프기 때문입니다. 약 먹고 잘 쉬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보고 놀란 가슴, 건국대 보고도 놀란 분위기입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와 건국대에 따르면 이달 19일 이후 이날 오후 5시까지 건국대 서울캠퍼스 동물생명과학대에 머물렀던 학생과 연구원 등 21명이 폐렴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환자수는 19~26일까지는 3명 뿐이었지만 27~28일 집중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폐렴 증상은 이 대학 면역유전학실험실과 동물영양학자원실험실을 포함한 3곳의 실험실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에게서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측은 28일 새벽 건물 전체를 소독했고 같은날 오전 11시에는 일반적인 폐렴보다 전염 속도가 빠르다는 판단에 동물생명과학대 건물을 폐쇄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폐렴과 호흡기 증상, 발열 등이 나타나는 환자 21명 모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이송시켰습니다. 이들은 병원체가 확인될 때까지 이곳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들과 접촉했거나 건물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명단도 파악해 능동 감시할 계획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중앙역학조사반을 건국대에 보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집단적인 이상 증상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감염원이 해당 건물 안에 있다는 것만 추정할 뿐 아직 정확한 감염원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사람간 혹은 건물 밖의 감염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건국대 건물 폐쇄 소식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깜짝 놀랐습니다. 메르스를 의심하는 게시물이 급증했고 초기 대응을 잘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습니다. 학교 측이 뭔가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은 29일 자정을 기해 메르스 공식 종식을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방역당국 고위 관계자는 “마지막 메르스 환자인 80번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았던 지난 1일부터 28일(메르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인 14일의 2배)이 지난 이날 자정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날 메르스 종식이 선언된다면 5월 20일 이후 162일 만입니다. 정부는 이미 7월 28일 국무총리 담화를 통해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하고 국민에게 일상생활을 정상화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건국대 학생들이 왜 단체로 아픈지 원인은 발견해놓고 나서 메르스 공식 종식을 선언하면 어떨까요. 이미 국민 대다수는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건국대 학생들을 배려해 며칠 늦게 종식 선언을 한다고 해서 이를 탓할 여론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