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세 모자’ 사건은 거짓말, 자작극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맞았다

[친절한 쿡기자] ‘세 모자’ 사건은 거짓말, 자작극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맞았다

기사승인 2015-11-12 13:29: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맞았습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 모자’ 사건의 어머니와 무속인이 결국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12일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세 모자’ 사건의 어머니 이모(44·여)씨를 무고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씨를 배후 조종한 무속인 김모(56·여)씨를 무고 교사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남편(45)과 시아버지 등 44명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며 36차례에 걸쳐 수사기관 11곳에 허위 고소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10대 아들 2명(17세·13세)에게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시켜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하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하고,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무속인 김씨는 이씨 등 세모자를 배후에서 조종해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고소사건이 허위라고 판단해 이씨와 김씨를 구속했다”며 “이씨가 소유한 부동산 중 일부가 김씨 소유로 변경된 정황을 포착해 그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남편이 흥분제가 든 약을 먹인 뒤 다른 남성들과 성관계를 하게 했다. 10대 두 아들에게도 5∼6살 때부터 똑같은 일을 시켰다”고 주장하며 남편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다음달에는 서울 소재 한 교회에선 기자회견을 열어 “10년 넘게 남편 등으로부터 성관계를 강요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목사인 시아버지와 친정 부모, 오빠, 올케, 언니, 형부를 비롯, 아예 일면식도 없는 사람까지 모두 44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올해 6월에는 포털사이트와 유튜브에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육성 인터뷰가 담긴 동영상을 올려 “남편의 강요로 20년 결혼생활 동안 1000명에 달하는 남자를 상대했고, 아들들도 300명 넘는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이씨와 두 아들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직접 등장해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세 모자를 응원하는 게시물이 쏟아졌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 모자’ 사건에 대한 여론은 7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로 인해 급반전됐습니다. 세 모자가 촬영 중 휴식 시간에 카메라가 꺼졌는지 확인하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넌 아주 설득력 있었어” 등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포착돼 시청자들은 경악했습니다. 이씨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지자 세 모자를 응원하던 인터넷 카페는 “과연 세상의 어떤 엄마가 자신의 아이들을 무기삼아 이득을 취하겠냐고 생각했다”며 “한 순간에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한 이 기막힌 사태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사과문을 남기고 폐쇄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세 모자가 범행 시기나 장소 등을 특정하지 못하고, 진술도 명확하게 하지 않는 등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7월 이씨를 무고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해왔습니다. 사건 배후에 김씨가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습니다. 수사 결과 이씨가 고소한 44명 중 이씨가 모르는 일부 피고소인들은 김씨와 갈등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등 김씨와 아는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씨와 김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성폭행당한 것은 사실이다. 허위로 고소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씨도 “이씨에게 고소하라고 시킨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씨 두 아들은 현재 경기도 한 병원에서 이씨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씨와 김씨 구속 보도가 나온 12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칭찬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저널리즘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죠?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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