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내부자들’ 이병헌 “함께 노력해서 만든 영화, 폐 끼치지 않고 싶었어요”

[쿠키인터뷰] ‘내부자들’ 이병헌 “함께 노력해서 만든 영화, 폐 끼치지 않고 싶었어요”

기사승인 2015-11-19 13:30: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이병헌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깡패 역할이다. 주로 멋진 주인공 역할을 맡아온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마음껏 망가졌다. 코믹한 애드리브를 감독에게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무엇이 이병헌을 변화시켰을까. 할리우드 진출이 영향을 미쳤던 걸까.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병헌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연기할 때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아요.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느끼는 감정은 어디든 같죠. 오히려 미국에서 촬영할 때 ‘내가 더 잘할 수 있지 않나?’하는 답답함이 있었어요. 언어적인 벽, 문화적인 벽, 소통의 벽. 과연 이런 벽들이 언제쯤 없어질까 싶어요. 미국에서 막힘없이 내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날이 기다려져요.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병헌은 같은 상황이라도 한국과 미국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표현 방식이 달라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적응하는 과정이기에 더 많이 부딪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부자들’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재미였다. 한국 사회를 현실감 있게 반영했다는 점은 두 번째였다. “어떤 사람들은 시나리오를 보고 ‘이 좋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태도로 선택하죠. 또 ‘많은 사람들이 이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그런 거창한 건 없었어요. 시나리오의 재미가 먼저였죠. 지금 사회를 반영하는 현실감 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두 번째였고요.”



이병헌은 관객들이 ‘내부자들’을 보고 선입견을 갖는 것을 경계했다.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얘기다. “모든 논설 주간이나 기자들이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 같지는 않을 거예요. 정말 좋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영화보다 더 나쁜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권력을 갖고 있거나 특정 직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하죠. 선입견을 쉽게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내부자들’에서 터지는 대부분의 웃음은 이병헌이 유발한다. 유머러스한 깡패 안상구 역할은 여태까지 이병헌의 작품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다. 이병헌은 평면적이었던 처음 안상구의 캐릭터를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원래 시나리오에서 안상구는 전형적인 조직 세계의 인물이었어요. 무식하고 잔인하면서 센 캐릭터였죠,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 보니 사건이 빡빡하고 장황하게 흘러가서 쉴 틈이 없는 거예요. 관객들이 한숨 돌리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캐릭터들을 약간 느슨하게 풀어놓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찬성하셨죠.”



‘내부자들’은 이병헌에게 ‘배우’로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50억 협박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고, 그 결과 영화 ‘협녀’의 흥행 참패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사건 이후 언론과 마주하는 것에도 큰 결심이 필요했다. 이병헌은 한동안 말을 고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를 들면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했는데, 제 안에서 ‘산다’가 51%였어요. 고민 끝에 그렇게 결정이 났으면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한다’, ‘안 한다’가 고민돼서 계속 생각하다가도 ‘한다’로 51%로 결정이 났으면 열심히 잘 해야 하는 거죠. 또 내가 이 영화를 혼자 한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노력해서 몇 달 동안 만든 영화잖아요. 같이 작업한 사람들에게는 폐가 안 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했어요.”

‘내부자들’은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일명 ‘청불’ 등급이다. 이병헌은 “청소년 불가 영화가 한계 있다고 들었다”며 “그래도 200만 관객은 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흥행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한국과 할리우드 영화가 있는데 어떤 게 먼저일지 모르겠어요. 올해가 지나기 전에는 좋은 소식을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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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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