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민주노총 전격 압수수색… 오전 내내 탈탈 털었다

경찰, 민주노총 전격 압수수색… 오전 내내 탈탈 털었다

기사승인 2015-11-22 00:10:57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경찰이 민주노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1995년 민노총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달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의 과격·폭력 시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21일 민주노총 등 집회 주최 단체의 사무실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의 민노총 본부와 금속노조를 비롯해 민노총 서울본부, 금속노조 서울지부, 건설산업노조, 건설노조, 플랜트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8개 단체의 사무실 12곳을 압수수색해 PC와 서류, 서적, 유인물 등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14일 집회에서 장시간 도로를 점거한 채 사전에 준비한 쇠파이프와 철제 사다리 등으로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 장비를 손괴하는 등 과격·폭력 시위를 주도하고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단체 가운데 일부가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도 받고 있어 이와 관련한 증거물이 있으면 확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서울경찰청과 남대문서·서부서·영등포서 소속 수사관 370명과 경찰관 기동대 4대 부대 320명 등 690명이 투입됐다. 또 수색 대상 사무실 인근에 우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23개 의경 부대 1840명을 배치했다.

경찰력은 경향신문사 본관 민노총 본부와 별관의 금속노조 사무실에 집중됐다. 이곳에 수사관과 경찰관 부대원 392명이 투입됐고, 12개 의경부대 960명이 경향신문사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접근을 차단했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민노총 본부 압수수색은 5시간40여분 만인 오후 1시10분쯤 마무리됐다.

민노총은 수색 대상 사무실에 1∼2명씩의 입회인을 배치하고서 영장 집행에 협조했다.

민노총은 이날 정오 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 물대포를 맞아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에게 한마디 사죄도 없던 경찰은 공안 탄압으로 비난을 모면하려 한다”며 “이는 적반하장을 넘어 패륜으로, 강력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압수수색에는 민중 총궐기와 무관한 올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와 4월 24일 총파업 등 무관한 사안까지 포함됐다”며 “노동운동 등 비판적 사회운동 전체를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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