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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박효상, 이은지 기자] ‘쌍천만 배우’ 황정민, “‘히말라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산악인 엄홍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히말라야’가 한국 관객들은 낯설다. 언론과 교과서에서만 봐온 그 인물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에서 엄홍길 대장 역을 맡은 황정민은 그런 관객들을 자신의 친숙함으로 하여금 히말라야에 데려다놓는다.
#그렇다면 막상 황정민 본인은 어떨까. 엄홍길이라는 인물이 친숙하지 않은 것은 황정민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황정민은 엄홍길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옷을 입어도 남의 옷 입은 느낌이었죠, 처음에는. 엄 대장님하고 술 한 잔 하면서 어땠냐고 물어봐도 얘기도 안 해주시고.”
#“저는 관객들이 돈을 내고 이 영화를 봤을 때 실화가 주는 감동 이상의 무엇을 줘야 하는 사람이에요. 처음에는 딱히 대단한 생각도 안 들고 막막했죠. 그런데 갈수록 ‘아, 엄 대장님이 말 안 해주셔서 다행이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얘기해주셨으면 그 틀에 갇혔겠죠.”
#강원도 영월에서 ‘히말라야’를 촬영할 때 딱 5일 동안 날씨가 풀려 촬영을 할 수 없었다. 황정민은 그 때 ‘마운틴 오딧세이’부터 엄홍길 대장의 ‘약속’까지 많은 책을 읽었다. “그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산의 정상만 보던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고 등산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죠. 답답한 게 그 때 다 풀렸어요. 그 뒤로는 한결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촬영했죠.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엄홍길 따라잡기’ 밖에 안 됐겠죠.”
#“엄홍길 대장님이 정말 외로웠겠구나, 하는 감정과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대장의 입장 같은 것들을 알아가며 고민이 다 풀렸어요. 나중에 엄 대장님과 함께 산을 타던 산악인 분들이 저희 촬영을 보시면서 저를 보고 ‘와, 홍길이 형하고 소리 지르는 거 진짜 똑같다’고 감탄하시더라고요.”
#황정민은 ‘히말라야’가 산이 아닌 사람에 대한 영화라고 일축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롤이 올라갈 때, 옆 사람을 한 번 더 쳐다보고 나가는 이야기가 된다면 좋겠어요.”
islandcity@kukimedia.co.kr 디자인=이윤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