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솔직해도 너무 솔직했습니다. 개봉도 안 한 영화를 두고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한 배우 김승우의 발언이 화제입니다. 주연 배우로서 영화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줬다는 의견도 있지만 같은 편마저 속이는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지난 28일 오후 2시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잡혀야 산다’(감독 오인천)의 언론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언론시사회는 시작부터 다른 영화의 시사회와 달랐습니다. 보통 영화 상영을 마친 후에야 배우, 감독이 등장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영화 상영 전에 김승우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잘 봐 달라”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배우들도 영화를 처음 감상하는 만큼 기대가 큰 모습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무대에 오른 김승우의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김승우는 “제작보고회 때 큰 웃음을 드리겠다고 자신했었는데 직접 보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죄인이 된 느낌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관객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촬영에 최선을 다했고 즐거웠던 만큼 자신했는데 마음에 많이 안 든다”라고 말한 후 “그래도 2016년 새해를 여는 영화로 가볍게 보기에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연 배우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해 혹평하는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감독을 비롯한 연출진이나 제작사 측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돼 불필요한 집안싸움, 혹은 월권행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언론시사회에서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기자들에 의해 즉시 기사화되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해도 말을 아끼는 것이 보통이죠.
김승우가 ‘잡아야 산다’에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제작에 관여했기 때문입니다. ‘잡아야 산다’는 김승우가 소속된 더퀸의 계열사 더퀸D&M의 창립 작품입니다. 더퀸 소속의 오인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소속 배우 오만석과 더퀸의 부사장이 카메오로 출연한 것도 그 때문이죠. 2011년 김남주의 1인 기획사로 설립된 더퀸은 남편 김승우를 비롯해 오만석, 김정태 등 배우들을 영입해왔습니다. 실질적으로 김남주-김승우 부부의 회사인 만큼 사실상 김승우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것이죠. 실제로 김승우는 감독의 제안을 받아 각색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영화에 깊이 개입했습니다.
김승우의 솔직 발언은 영화의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배우가 “마음에 안 든다”고까지 말한 영화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지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얼마나 영화가 별로인지 궁금해 찾아보는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영화 ‘잡아야 산다’의 개봉일은 1월 7일입니다.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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