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가 더 오래 산다

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가 더 오래 산다

기사승인 2016-01-13 11:43: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소화기내과)· 송교영(위장관외과) · 이한희(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위절제술을 한 1905명의 위암 환자의 체중과 예후의 상관관계를 수술전과 수술 1년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수술 전·후 모두 체질량지수 과체중군이 저체중 혹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5년생존율 높았다.


수술 전 체질량지수에 따른 5년생존율은 저체중군 69.1%, 정상체중군 74.2%, 과체중군 84.7%이었다. 수술 1년 후 전체환자 중 체중이 확인된 1418명의 5년생존율은, 저체중군 67.5%, 정상체중군 83.6%, 과체중군 93.6%로, 수술 후 체질량지수가 생존률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수술 전 저체중군 환자수는 6.4%인 121명, 과체중군은 23.4%인 445명 이었으나, 수술 1년후는 저체중군이 21.4%인 303명, 과체중군이 6.9%인 98명에 불과해 위절제술 후 뚜렷한 체중 감소를 확인하였다.

환자의 나이, 성별, 수술종류, 위암 병기등을 보정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과체중 환자는 정상체중 보다 사망률이 의미있게 낮아,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예후인자임을 검증했다. 특히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생존률 뿐 아닌 무재발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군보다 높았다.

체질량지수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으로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교수팀은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가 18.5 kg/m2 미만이면 저체중, 18.5-24.9 kg/m2이면 정상체중, 25.0 kg/m2 이상을 과체중으로 분류하였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2012년 기준 위암환자수는 약 3만명이다. 과거에는 진행성 위암이 대다수여서 “수술 후에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가졌으나, 최근 조기위암으로 수술 받고 장기 생존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위암 수술 기법도 발달하여 내시경절제술, 복강경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치료로 수술 후의 삶의 질이 상당히 좋아졌다. 하지만 위암 환자의 대부분이 위를 절반 이상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해 위 자체의 부피가 2/3 또는 전체가 줄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장으로 내려 보냄으로써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으면 예전처럼 많이 먹을 수도 없다. 또한 흡수도 잘 안되어 대부분의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감소 및 영양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송교영 교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기 때문에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보이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암환자의 수술전 뿐만아닌 수술 후 적극적인 영양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명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본 연구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 201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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