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경제시장은 그리 순탄치 않다.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산유국들의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중국경제의 둔화로 인한 자원국과 신흥경제국들의 경제성장률 후퇴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내수시장도 소비위축, 실업증가, 투자감소 등의 침체기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주택매매거래량은 전국적으로 119만 건을 넘어서면서 주택가격의 고가행진을 보였던 2006년 108만 건에 비해 무려 11만 건나 늘어났다. 그야말로 작년 한 해 주택거래의 큰 장이 얼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심각한 거래침체를 보였던 수도권의 경우 2014년(46만2000건)에 비해 2015년(61만2000건)에는 32.4%나 증가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은 인산인해를 보였던 한 해였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자마자 주택거래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주택시장을 대표하는 강남구의 경우 새해들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작년말 대비 주택 거래량은 40% 수준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는 올해 주택을 사도 되는건지에 대한 것이다.
일반서민들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은 가장 필요한 것이지만 전재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적지 않은 대출의 원리금부담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전 같으면 투자판단이 되지 않을 때에는 그냥 마음 편히 전셋집에 들어가면 되겠지만 요즘같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전세값이 어찌보면 집값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투자판단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판단을 하는 것이다. 현재의 주택시장은 명암으로 크게 구분된다. 지난 2~3년간 아파트 단지들이 무리하게 공급돼 거래절벽이 나타나기도 하고, 경기침체가 당분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집값은 떨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었고, 게다가 정부가 가계부채안정화를 위해 대출상환심사를 강화하는 것 또한 분명 주택시장에는 악재이고 그림자일 것이다.
예전의 시장상황을 빗대어 보면 올해는 분명 집값이 떨어져야할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의외의 시장의 보합과 사이클 반전이 기대된다. 우선 글로벌 경제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압력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려와 달리 초저금리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대응책마련이 상반기 중 힘을 받게 될 경우 하반기에는 반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구의 집값은 다소 둔화되었지만 그 외 지역은 여전히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세값이 올 한해도 이변없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의 멸실물량이 늘어나면서 실제 입주 공급물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주택시장은 매도자시장도 매수자시장도 아닌 쌍방으로 관망적인 상황이다. 상반기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결국 어떻게 하반기 주택시장을 예측할지에 따라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주택시장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전세값의 상승 심화, 입주물량 부족, 저금리기조의 유지 등에 조금 더 많은 무게를 둔다면 올해 집을 사야할지에 대한 고민은 조금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향후 국내주택투자는 급등에 대한 기대감도 급락에 대한 불안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 지난해 과도하게 주택물량이 공급됐다면 올해는 공급량이 숨고르기할 가능성이 높고, 주택가격은 안정적으로 수렴될 것이다. 즉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가치보다는 실수요목적의 사용가치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일수 스타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정리=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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