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신기남 의원 “정치적 희생물 요구하는 당 떠난다”

4선 신기남 의원 “정치적 희생물 요구하는 당 떠난다”

기사승인 2016-02-14 12:59:5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신기남 의원(서울 강서)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4선(15대, 16대, 17대, 19대) 신기남 의원은 14일 오전 탈당 기자회견문 ‘광야로 나서며’를 통해 “착잡하고 참담하다.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저는 오늘 당에 남아있기를 그만두려 한다. 당은 20년 동안 저를 품어 4선 의원으로 키워주신 모태였다. 당에는 저의 정치역정과 땀, 숨결이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저에게는 당의 원천을 만들고 그 뿌리를 지켜왔다는 자부심이 언제나 있었다”라며 “개혁동지인 천정배, 정동영이 당을 떠났어도 당을 지켜야 한다며 다짐 또 다짐을 했다. 그렇기에 오늘의 결단을 하기까지 많은 날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망설였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려고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했으나 역시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알렉산더처럼 과감하게 잘라내야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당 지도부와 윤리심판원은 나에게 장발장이 될 것을 요구했다. 경희대 로스쿨의 누구도 외압을 받지 않았다고 공언했고 오히려 제가 로스쿨로부터 갑질의 피해를 입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정작 당 지도부와 윤리심판원은 사실에 눈감고 언론 눈치 보기에 연연하기만 했다”라며 “저에게 당을 위한 정치적 희생물이 돼 달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윤리심판원의 심의 당일에 중한 처벌을 공개리에 요구하기도 했다. 저는 장발장이 되기를 거부한다.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건 당의 윤리적 강화가 아니라 재앙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초 이미 세 가지 소문이 떠돌았다. 첫째 신기남은 아웃시킨다, 둘째 노영민은 불출마 할 거다, 셋째 모 변호사가 서울 강서갑에 전략공천 받을 거다. 저는 이 소문을 접하고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일축했다”라며 “막상 이 모든 소문이 현실이 되니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정치적 음모가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있나”라며 분개해 했다.

또 “그동안 당은 스스로의 개혁과 자정 능력이 없음을 끊임없이 고백해 왔다. 당의 혁신, 의원평가, 당무감사, 윤리심판 등 모든 중차대한 일을 외부 인사에 의존했고, 이제는 당의 대표도 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여부를 살피지 않고 외부 인사에 넘겨 버렸다”라며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끊임없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당은 스스로의 노력과 능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이래서는 당의 안정화, 강화는 공염불이 됩니다. 당원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은 “이제 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은 어떠한 자부심도 없이 외부의 등급평가에 목매다는 옹졸한 처지에 처해져 있다. 단지 국회의원을 했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죄인이 되고 있고, 소위 신진 인사들은 아직 국회의원을 못했다는 것을 유일한 장점으로 내세우며 선배 국회의원을 기득권으로 매도하고 있다.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라며 “당을 위해 험지에 나서서 새누리당과 겨룸으로써 당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직 빈 곳, 쉬운 곳만 찾아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혹자들은 아름다운 퇴장을 운운한다. 그러나 숱한 고난과 모험을 뚫고 여기까지 온 서울 4선 의원에게 아름다운 퇴장을 함부로 얘기할 일은 아니다. 아름다운 퇴장은 품었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을 때, 스스로 후회 없는 결단을 내렸을 때 등의 목표가 충족되야 한다”라며 “저는 이미 강서구민에게 20대 총선을 마지막으로 두 가지를 반드시 이뤄내고 아름답게 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앞장서서 야권 통합을 이뤄내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 강서구의 숙원 사업인 서부권 광역철도사업을 조기 착공시켜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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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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