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야근수당 절반 줄이고 연차 보상 금지해야” 경총 발언에 분노 가득한 SNS

[어떻게 생각하세요] “야근수당 절반 줄이고 연차 보상 금지해야” 경총 발언에 분노 가득한 SNS

기사승인 2016-02-16 12:03: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16일 SNS가 직장인들의 원성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야근과 연차휴가를 언급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전날 발언 때문입니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15일 “장시간 근로가 청년취업 기회를 빼앗는다”며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 따른 보상 수당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였습니다.

박 회장은 “근로자들이 50% 더 주는 임금을 받으려고 불가피하게 연장근로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연차휴가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수당으로 받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연장근로 할증률을 현행 50%에서 국제노동기구 권고 수준인 25%로 낮추고 미사용 연차휴가는 금전 보상을 금지하는 등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제도부터 바꿔야 한다”며 입법이 아닌 노사 합의에 맡기자고 제안했습니다.

취재진도 근로자인지라 ‘원치 않아도 추가근무를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연차휴가를 쓰고 싶어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게 우리나라의 근로 현실이 아니냐’ 등 지적이 나오자, 박 회장은 “장시간 근로는 사용자가 강요하는 게 아니며 미취업 근로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면서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한 푼 더 뜯어낼 게 아니라 아들·조카의 취업기회를 뺏으면서 누리는 것을 50%만 양보하려는 고민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우리나라 연간 휴가 사용 일수가 대개 2주로 제한되는데 3주를 다 쓰도록 하면 고용이 2% 늘어날 것”이라면서 “연차휴가를 쓰려 하면 직장에서 눈치 보인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노조가 투쟁해야 할 대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회장의 발언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실제 2011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서 근로자들은 연차휴가 미사용 이유에 대해 40.5%가 ‘추가 수입을 원해서’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연차휴가를 쓰지 못했다’는 응답도 43.4%에 달했습니다. ‘일이 많아서’(20%),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서’(13%), ‘직장 분위기 때문’(10.4%)이라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박 회장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야근을 강요받지는 않는데 야근 안 해서 일이 밀리면 잘린다’ ‘3주 휴가 내면 회사에서 뭐라고 하겠나’ ‘야근이 미취업자 기회를 빼앗는다니’ ‘돈 뜯어내려고 야근하는 줄 아나’ ‘이것이 한국 경영자들의 입장인가’ 등 십자포화가 이어졌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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