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세월호 참사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2016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무산됐습니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약 30명은 16일 오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예정돼 있던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미리 들어가 출입문들을 모두 걸어 잠궜습니다. 신입생들은 아예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무산시킨 학부모들은 세월초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존치교실’을 재학생들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날 설명에서 이들은 “존치교실 앞에서 심리적 불안감, 우울감, 억압, 죄책감, 표현의 자유가 없어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렵다”면서 “존치교실을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유가족과 시민단체에서 10개 교실을 영구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재정 교육감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이 교육감의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이날 아침 간부회의에서 “명예졸업식(1·12) 때까지만 ‘기억교실’을 존치하자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교실은 본래의 교육 목적대로 써야 한다. 정상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단원고 교실 정상화에 대한 종전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말하는 존치교실, 이 교육감이 말하는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의 교실을 뜻합니다. 참사 이후 추모를 위해 책걸상과 집기가 그대로 보존된 상태입니다. 2014년 11월 교실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원고는 다음달 2일 신입생 304명(12학급)이 입학하게 돼 교실 8칸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교실 부족 문제보다는 존치교실 앞에서 아이들이 심리적 불안감, 우울감, 억압감, 죄책감, 표현의 제한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태”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단원고가 4·16 교육체제의 중심에서 서서 새로운 교육을 실천하지 않고 교실부터 빼내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며 교실 존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최대한 존치교실을 유지하면서 다른 공간을 활용하자는 교실 재배치론도 나옵니다. 일부에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유가족들이 행사를 무산시켰다는 잘못된 해석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