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SNS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끄럽습니다. 한반도 긴장 고조를 헤쳐나가야 하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합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려운 가운데 북한이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런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고 안보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적극 알려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적극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보혁 갈등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경제 살리기에 앞장 선 박 대통령 칭찬이 훨씬 많았습니다.
논란은 신산업 투자지원을 위해 규제시스템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박 대통령 발언을 두고 벌어졌습니다. 그는 “일단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내야만 할 규제만 살려두도록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야권 성향이 강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곧바로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나게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꼭 비유를 저렇게 해야 하나’ ‘아직 실종자들이 있고 세월호 인양도 되지 않았는데’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 쉽게 말한다’ ‘유가족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절대 저런 표현 못 쓴다’ 등 비판이 삽시간에 쏟아졌습니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골든타임’에 이어 ‘물에 빠뜨린다’까지. 이런 말들이 뭘 상기시킬지 모르는 걸까요, 아니면 의식 깊은 곳에 그 배가 가라앉아 있기 때문일까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고 많은 비유 중 이런 비유를 하는 심리구조는 어떤 것인가”라고 했습니다.
반면 여권 성향 네티즌들은 ‘앞뒤 말 다 자르고 뭐하는 짓인지’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를 타개하려는 대통령 본심은 모르고’ ‘뭘 해도 나쁘게만 보이겠지’ 등 곡해를 해도 너무한다는 분위기입니다. 박 대통령이 사전에 원고를 준비할 때 좀 더 사려 깊었으면 하고 주문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청와대 참모진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