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비뇨기과’가 사라진다…붕괴 위기감에도 정부는 '외면'

병원에 ‘비뇨기과’가 사라진다…붕괴 위기감에도 정부는 '외면'

기사승인 2016-02-23 14:39:56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비뇨기과는 붕괴되고 있다. 이제는 학문이 없어질 걱정을 해야한다"

‘비뇨기과 위기 극복’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가 대한비뇨기과학회 주관, 김용익·문정림 의원 주최로 23일 오후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날로 악화되는 전공의 수급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상돈 수련이사는 ‘최근 비뇨기과 전공의 수급현황: 이래도 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2011년 이후 전공의 지원율이 50% 이하의 최악의 사태가 지속되면서 비뇨기과학회는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신규 전공의 수급을 위해 더욱 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심각한 전공의 지원 저하로 비뇨기과 의료체계가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지금도 국민에게 고스란히 심각한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뇨기과가 붕괴되고 있다. 이제 학문이 없어질 걱정을 해야 한다. 지원 전공의가 없다면 타과에서 와야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비뇨기관 전공의 지원저하를 방관만 하지 말고 쇼크에 빠지기 전에 정부의 긴급 수형이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강력히 요청했다.

그는 “비뇨기과 신규 전공의 지원율이 40% 이하로 현재처럼 몰락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2차 병원은 말할 필요도 없이 빅5 병원을 제외하고는 3차 병원에서도 고난도 비뇨기과 수술을 할 수 없게 되고, 암환자, 외상환자, 응급환자를 정상적으로 진료·치료할 수 없으며 중증환자 또한 진료하거나 수술이 불가할 것으로 예견된다”라며 “이러한 상황능 수련교육 붕괴현상을 발생해 결국에는 비뇨기과 학문 자체가 단절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지원 기피과에 대한 정부지원정책의 형평성도 지적했는데 “비뇨기과는 소수과이고, 사회적 이슈가 없다는 이유로 2011년 이후 전공의 지원율이 50% 이하로 최악의 사태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외면당하고 있다”며 “비뇨기과 역시 다른 여러 과들과 같이 수가조정, 가산금 지원,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급, 비뇨기과 약물처방 우선권, 요역동학검사 판독료 신설, 전립선암 국가암검진 지정, 요양병원 전문의 가산과 지정 등의 정부의 지원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영구 부회장(보험정책사업단장)은 ‘비뇨기과 전문의 전문성 인정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비뇨기과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책으로 ▲비뇨기과 수가가산 ▲체외충격파쇄석기 신규설치 및 기계 교체시 비뇨기과 전문의 단독전속 인력기준 시행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정책 폐지 또는 요양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가산 추가 ▲비뇨기과 전고으이 처우 개선을 위한 의료재정 투입 ▲비뇨기과 신설 행위 수가신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요양급여기준의 변경 및 제한 설정 ▲발기부전, 조루증 약제에 대한 비뇨기과 전문의 처방 우선권, 의약분업 예외인정 및 약마진 인정 ▲불합리한 비뇨기과 급여기준 개선 등을 제안했다.

주명수 대한비뇨기과학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비뇨기과에는 앞으로 비뇨기계 질환의 진료를 책임질 전공의가 거의 없다”며 “학생들에게 비뇨기과는 비급여 의료행위가 없어 개원하는 경우 수익성이 낮고, 타과에 의한 전문 영역 침범도 많으며, 고용기회도 부족한 과이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되는 과로 인식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2014년 전공의 모집에서 26%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다. 학회 스스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교환 프로그램이나 효율적인 전공의 수련방안과 함께 전공의 정원 감축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도입해 생존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2016년 신입 전공의 전기모집에서도 지원율이 29%로 도저히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더 이상 비뇨기과학회와 회원들의 노력만으로는 이 힘든 현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답답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며 “전공의 수급문제는 당장은 중증 고난이도 비뇨기계 질환 환자들의 진료를 담당하는 비뇨기과 수련병원들의 진료 공백과 지금 이 순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후학 양성의 책임감으로 묵묵히 교육을 하고 있는 각 수련병원 교실들의 존립과도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급속한 고령화는 노인성 질환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고 이런 질환 중 비뇨기과만이 해결할 수 있는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배뇨장애와 같은 문제들도 점점 증가될 것”이라며 “멀지않은 미래에 비뇨기과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 환자들이 늘어날 것임에도 이를 잘 대처하고, 최선의 치료를 제공해줄 젊은 비뇨기과 의사들이 점점 더 줄어 이제는 전문 진료과목으로서 비뇨기과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결국 언젠가는 국민들, 특히 노령의 환자들에게 재앙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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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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