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살면서 한 번씩 해온 상상은 미국 LA에 사는 사만다 푸터먼에게는 현실이 됐다.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사람에게서 날아온 SNS 메시지 한 통이 사만다의 인생을 바꿨다. 아주 놀라운 방향으로.
‘트윈스터즈’는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온 한국 입양아 쌍둥이 사만다와 아나이스의 이야기다. 서로가 입양됐다는 것만 알고 살아온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자신이 쌍둥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다음은? 밤새도록 ‘팝, 팝, 팝’. 출생지와 생일뿐만 아니라 서로의 취향과 이야기, 삶의 방식까지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흥미가 생겼고, 사만다는 LA에서 영국으로 날아간다. “우리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자.” 사만다의 제안에 아나이스는 흔쾌히 OK한다. 둘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모두가 알았으면 해서다.
다큐멘터리이니만큼 영화는 어떠한 줄거리도 반전도 없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히 비춘다. 미국인 부모에게 입양돼 두 오빠와 함께 자라 이제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사만다. 프랑스인 부모에게 입양돼 영국의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는 아나이스. 두 사람은 서로를 탐색하는데 여념이 없다. 생전 처음 만난 또 하나의 나는 서로에게 놀랍고도 신기하고, 또 두려운 존재다. 처음 영국에서 서로를 만났을 때, 두 사람은 한참이나 웃기만 하다가 이내 서로를 쿡쿡 찌른다. 나와 똑같은 얼굴을 했지만 절대로 내가 아닌 자매를 탐색하는 둘의 표정에는 혼란과 기쁨이 공존한다. 짧은 탐색전이 끝나고 드디어 서로가 자신에게 둘도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을 때, 사만다는 아나이스에게 주문한다. “우리 부모님께 가서 나인 척 해 봐!”
한 날 한시에 태어났지만 각자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입양된 쌍둥이의 이야기는 언뜻 어두워보이기 쉽지만 시종일관 자신들만의 밝음을 가지고 있다. ‘팝, 팝, 팝’ 하고 경쾌한 그래픽으로 처리된 두 사람의 대화는 관객의 입가에 러닝타임 내내 웃음을 띄운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으로 노련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만다는 세련된 편집으로 영화의 집중도를 높였다. 그래서 이 다큐 영화의 결말은 어떨까. 지난 24일 한국에 내한한 사만다의 말로 대신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내가 입양됐는지는 (이 이야기에서)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얻은 가족들과 아나이스가 가장 중요하죠. 가족이라는 개념에는 한계가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다시는 외로울 일이 없을 거예요.” 다음달 3일 개봉.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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