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으로 촉발된 47년 만의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2일 오후 7시32분 공식 종료됐습니다.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였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7시1분 연설을 시작해 12시간31분이 지난 후 발언을 마쳤습니다. 지난달 27일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의 11시간39분을 뛰어넘은 국내 최장시간 발언 기록입니다.
지난달 23일 김광진 더민주 의원을 시작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도 가세해 38명이 토론에 참여, 9일동안 192시간25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필리버스터 종결 직후 국회는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제출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표결 처리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궜던 필리버스터 주요 발언들을 살펴봅니다.
△김광진(더민주) “헌법 77조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금까지 국가비상사태 선언은 모두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위해서 국가비상사태를 간주한 경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문병호(국민의당) “네 편이냐 내 편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옳고 그름을 따져서 심사를 하고 토론을 하고 입법을 하는 것이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은수미(더민주)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헌법이 있다. 왜 헌법에 일자리, 노동, 복지 제공한다라는 것 이상의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불가침의 인권, 행복할 권리 같은 것이 있겠나? 인간은 그런 존재다. 어떤 사람도 탄압받아서는 안 된다”
△박원석(정의당) “테러방지법에 국정원의 권한이 더해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전 국민의 사생활이 속속들이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 내로 들어가게 되는 그런 우려할 만한 사태, 빅브라더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유승희(더민주) “대통령께서 국민행복 10대 공약에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 관련 법제도를 개정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약속을 지키셨으면 좋겠다. 약속을 지키셔야 된다. 그런데 테러방지법이 통과가 되면 대통령의 약속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최민희(더민주) “이번에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무늬만 테러방지법은 빅브라더 사회를 꿈꾸는 국정원 확대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김제남(정의당) “이제 제발 상식이 통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 우리 아이들에게는 최소한 그런 사회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 그것은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최소한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나? 왜 우리 아이들에게 감시사회를 물려주시려고 하나?”
△신경민(더민주) “지금 이게 19대 총선공약이다. ‘새누리당의 진심을 품은 약속’이라는 프린트물이다. 여기에 보면 ‘의장 직권상정의 요건을 강화하겠다, 의안상정 의무제를 도입하겠다, 위원회 안건조정 제도를 도입하겠다, 본회의 필리버스터를 도입하겠다’ 그렇게 돼 있다. 지금 자기들 약속이 잘못됐다고 주장을 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것”
△강기정(더민주) “이제 제가 했던 내용을 모두 마쳐야 하는데 마치려고 하니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참 답답하다.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부르고 싶은 노래 부르고 갈 테니까 그것으로, 부르고 갈 테니까 노래 제목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김경협(더민주) “제가 이렇게 읽어 드리는 이유는 대통령께서도 우리나라에 이런 잘 갖춰진 대테러방지법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고, IS에게도 이제 이렇게 잘 갖춰진 테러방지법이 있다라는 것을 알려 드리기 위한 것”
△서기호(정의당)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것이고, 전 국민 사찰을 강화하고, 나아가서 이번 총선도 목표겠지만 더 근본적인 목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 장기 집권의 길을 여는 것, 이것이 바로 지금 직권상정된 국정원 주도의 테러방지법 내용”
△김현(더민주) “테러방지법이 무엇이냐? 테러리스트를 잡는 법이다. 그런데 그게 당신이 될 수도 있다”
△김용익(더민주) “통제되지 않은 정보기관은 정부의 늑대가 되는 것이다. 권력을 물어뜯는다. 개처럼 긴다. 개처럼 핥는다. 그러나 절대로 개가 아닙니다. 늑대가 되는 것이다”
△배재정(더민주) “(박근혜 대통령은 손가락 하트 따라하는) 이런 사진이나 찍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라면서”
△전순옥(더민주) “국민의 안전이 목표입니까, 정권의 안전이 목표입니까”
△추미애(더민주) “음지에 있어야 할 국정원, 그 국정원장이 얼마전 국회 의장을 만나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라고 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정청래(더민주)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항복시대를 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발밑에 항복시켜서 행복하시겠습니까?”
△진선미(더민주) “국가의 의심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의심받는 사람은 늘 빈민, 여성, 탈북자, 가난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이다. 의심은 철저히 합리적이어야 하고, 정보 관리는 반드시 통제돼야 한다”
△최규성(더민주) “제가 세 번이나 발가벗고 두들겨 맞을 때 언론에 나오지도 않았다. 바로 그런 세상으로 돌아가자는 것. 전 국민을 그렇게 감시하고 조사하겠다는 것. 이래서는 안 되는 것”
△오제세(더민주) “여당이 추진하는 테러방지법은 휴대폰 등 통신내용 감청과 금융정보 열람 등 국민을 사찰하고 감시하는 법으로 통과돼선 안 된다”
△박혜자(더민주)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보당국이 얻은 중요한 교훈은 정보독점은 정보실패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비대하며 무능하기까지 한 국정원에 더 많은 사찰기능과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려고 하고 있는 것”
△권은희(국민의당) “NLL 회의록 유출, 채동욱 검찰총장 사건, 간첩 조작, 해킹 사건 등 (국정원에 의한) 피해와 위험을 모른다면 위험하고 무능한 정부 여당, 알면서도 강행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기만하는 정부여당”
△이학영(더민주) “(방호과 직원이 방청객을 제지하자) 의원님 한 분 가서 말려주세요. 방청하게 해 주세요. 신체에 해를 가하지 마세요. 그냥 조용히 앉아 계시게 하세요”
△홍종학(더민주) “‘마국텔’(마이 국회 텔레비전)이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마국텔을 방송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마국텔을 방송해 국민들이 보고 토론하고 평가해 순위를 매기자”
△서영교(더민주) “국정원이 북한 4차 핵실험 징후를 사전감지도 못했다. 바로 이럴 때 대통령이 책상을 내리쳐야 하는 것 아닌가?”
△최원식(국민의당) “새누리당은 열린 자세로 국민이 의심을 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이 완벽하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필리버스터에 당당하게 참여하라. 여론의 심판을 받자”
△홍익표(더민주) “국회법상 전시나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의 경우 직권상정을 할 수 있는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했다. 비상상황인데 꽃샘추위, 첫눈이 메인뉴스 타이틀 뉴스가 되나. 정부가 비정상인가, 방송사가 비정상인가, 아니면 둘 다 비정상인가”
△이언주(더민주) “정보기구의 민주적 통제를 하려는 정치인을 응원해달라”
△전정희(더민주) “테러방지법만 만든다고 해서 테러가 막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임수경(더민주) “(테러방지법에)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통일을 만들어 나갈 비전은 없다. 국내 정치에 악용하는 못된 습관만이 이 법에 녹아 들어있다”
△안민석(더민주) “국회의원들은 보통 2~3개의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고 있다. 초선 당시 선배 의원들이 2~3개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분명히 국정원이 감청하고 있다고 했다. (2G폰을 꺼내며) 이것은 감청이 안 된다고 한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국정원 직원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보를 장악하고 통제하는 직원들이 2G만 쓴다는 사실은 무엇을 얘기하겠는가”
△김기준(더민주)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대통령. 국회를 무시하는 대통령. 노동자 권익을 빼앗는 대통령. 살기 힘든 서민만 죽으라 하는게 박근혜정부”
△김관영(국민의당) “최근 인터넷에 테러방지법의 요약본이라고 떠도는 게 있다. 요약하면 테러방지법은 테러리스트를 잡는 법이다, 근데 그게 너일 수 있다, 물론 테러리스트가 아니면 상관없다, 근데 테러리스트인지 아닌지는 너를 털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일단 너를 털어보겠다. 이것이 유머지만, 테러방지법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영선(더민주) “2007년 기자로서 BBK 사건을 취재한 이후 저와 가족, 보좌관과 그 가족까지도 불법 사찰을 당했다. 현행법 하에서도 이러는데 만약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할 것”
△정진후(정의당) “제 발언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 무제한 토론은 마무리될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던 더민주가 사실상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더민주의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심상정(정의당) “민주주의의 가장 큰 덕목은 권력이 한시적이라는 것이다. 권력을 얻고 이어가려면 주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되돌릴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이제 2년 남았다. 총선 결과에 따라 테러방지법의 미래가 달라진다”
△이종걸(더민주) “의원들의 열정과 국민의 열망을 제 판단으로 날려버렸다. 죽을 죄를 지었다. 국민의 용서를 구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