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통합 불가’ 입장에서 ‘철수(撤收) 할까 말까’로 고심

安, ‘통합 불가’ 입장에서 ‘철수(撤收) 할까 말까’로 고심

기사승인 2016-03-03 14:33:55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제안한 ‘야권 통합’을 놓고 국민의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국민의당 ‘오너’ 격인 안철수 공동대표는 민주당 탈당 당시부터 내걸은 ‘연대 불가론’을 확고히 지켜나가는 모양새지만,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은 통합 내지는 연대를 통해 총선에서 일단 승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 공동대표는 신당 창당에 앞서 “야권 연대는 결단코 없다”는 입장을 제1원칙처럼 고수했다. 지난 1월 18일 발행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는 “총선에서 야권 연대는 있을 수 없다”며 제3의 정당으로서 통합의 지지층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아울러 당내 패권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그는 “정당 대표가 선거 참패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안 공동대표의 기조에는 ‘정권 교체’와 ‘제1야당과 구별되는 독자 노선’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야권 통합 제안이 있은 직후 안 대표는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시기 바란다”며 단호한 거절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게 천 공동대표와 김 선대위원장의 입장이다. 때문에 이번 야권 통합론에서 당론이 갈릴 경우 또다시 야권 내 대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단호한 입장이다. 통합 논의에 대해 쐐기를 박고, 천정배·김한길 등 당 내 주요 인사들에게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강수’를 둘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그간 몇몇 당론 쌓기에 다소간 소극적이었지만 통합 논의에 대해서만큼은 강경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공동대표의 강경 입장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안 공동대표가 총선을 등한시 한 채 차기 대권 주자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매서워지고 있다. 야권 연대에 합류할 경우 안 공동대표가 더민주 탈당 당시 내건 정치론에서 또다시 ‘철수(撤收)’하는 꼴이고, 이는 대권 주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계산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더민주의 제안이 국민의당 내 일부 의원들의 마음을 흔들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야권 연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섭단체를 노리는 현 당의 의지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더민주와의 단절을 선언한 안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위화감을 조성할 여지가 있다.

다만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 또한 통합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불씨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선대위원장의 경우 자신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광진갑에 전혜숙 더민주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통합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깊은 고민과 뜨거운 토론이 필요하다”며,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아도 당 내 많은 의원들이 (야권 통합론에 대해) 이야기들을 한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 또한 새누리당의 압승 저지를 이번 총선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는 만큼, 야권 통합 내지는 연대에 무게를 실고 있다. 천 공동대표는 “(통합 연대론이) 우리가 앞서 목표로 세운 10-20석을 얻는 것과 논리적으로 상충되지 않는다”며 야권 통합론에 긍정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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