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女’ 제목에 SNS 들끓자 “깊은 사과 드린다. 성찰 부족했다”

[친절한 쿡기자] ‘~女’ 제목에 SNS 들끓자 “깊은 사과 드린다. 성찰 부족했다”

기사승인 2016-03-04 10:51: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툭하면 ‘~女’ 제목을 붙이는 인터넷 기사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3일 한 매체는 ‘檢, 대장내시경女 성추행 혐의로 의사 구속’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송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수면 내시경을 하던 중 환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의사 양모씨를 구속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 홍수 시대에 페이지뷰를 올리기 위한 일상처럼 느껴지는 흔하디 흔한 제목이었지만 SNS는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피해자를 ‘대장내시경女’로, 가해자를 ‘의사’로 묘사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평소 ‘~女’ 기사 제목 자체에 분노하던 이들도 모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폭력적인 심리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해 이 매체 사회부 법조팀은 4일 문제제기한 네티즌에게 직접 사과문을 보냈습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기사 제목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점에 대해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면서 “온라인 편집부에서 기사 제목을 다는 과정에서 과장되고 오해 소지가 다분한 표현이 사용됐던 것 같습니다. 쉽고 흥미롭게 접근하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깊은 성찰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통 언론사 조직이 독자와의 소통, 그리고 사과에 인색한 것을 감안하면 흔치 않은 일이고 의미있는 사과로 보입니다. 곧바로 기사 제목은 수정됐습니다. SNS는 무척 휘발성이 강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고루한 사고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많은 매체들의 고민과 성찰의 시사점이 아닌가 합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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