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로 경찰 조사… 현직 대통령 탄핵 움직임도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로 경찰 조사… 현직 대통령 탄핵 움직임도

기사승인 2016-03-06 00:00:57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브라질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탄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경찰에 연행되는 수모를 겪었다.

‘세계가 사랑하는 대통령’으로 불리던 그는 8년의 임기를 마친 2010년까지만 해도 지지도가 무려 83%에 달했다. 하지만 근래 브라질이 역대 최악의 경제 침체를 겪으며, 그에 대한 시선도 다소간 매서워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 경제에 지대한 타격을 준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몇 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았다. 대통령 당시 어마어마했던 그의 인기와 대비되게 현재 자택 앞에는 룰라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이들과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이들로 뒤엉켜있다.

브라질 검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건설 회사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선거자금 및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주택 2채의 개보수 비용을 댄 건설 회사가 페트로브라스와의 계약을 따낸 점에 검찰은 의심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후 ‘대가성 뇌물’ 수캔들에 연루된 5개 대형 건설사들이 룰라 연구소에 2070만 헤알(약 66억원)을 그의 회사인 LILS 팔레스트라스에는 1000만 헤알을 냈다는 의혹도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위기는 곧 그가 과거 낙점한 정치적 후계자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에게도 미치고 있다.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8%로 25년만에 최악이다. 이에 따라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바닥을 기고 있다.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은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회민주당 카시오 라마 상원 지도자는 “호세프 정부는 끝났다. 헌법적 방법인 탄핵이나 새로운 선거를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룰라의 재임 기간에 약 2천만명의 브라질인이 가난에서 벗어났고, 임금은 크게 올라갔다. 아울러 자동차와 세탁기, 평면 TV를 소유한 사람들도 대폭 늘어났다.

룰라가 재직한 2003∼2010년은 세계의 원자재가 호황을 누렸다. 원자재가 풍부한 브라질의 경제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룰라와 그가 이끈 노동자당은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인기는 각종 부패스캔들과 정치무능에 시달리던 각국 국민들에게까지 퍼져 나갔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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