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바둑 맞대결이 9일 치러진다. 인간 대표는 이세돌 9단이고, 인공지능은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다.
이세돌은 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조금은 긴장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여전히 자신감있다"면서도, "5대0까지는 아닐 것 같다"고 말하며 여지를 남겼다.
기존에 5대0 승리를 확신했던 이세돌이 한발 물러선 이유는 알파고가 가진 '직관 능력' 때문이다. 직관은 10의 170승에 달하는 바둑의 모든 경우의 수를 인간이 감각적으로 계산해내는 능력이다. 이는 단순 계산만으론 불가능하기에 이세돌은 자신의 '직관'으로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딥마인드에서 탑재한 알고리즘의 경우 상당부분 이 '직관'을 모방해냈다.
이세돌은 "인간의 직관력과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오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며 인공지능이 상당부분 직관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게임에서의 승리는 확신한 듯 "3대2 정도의 접전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한 판을 지느냐 마느냐 정도다"면서, "당연히 목표는 5전 정승"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머릿속에 내일 대국 환경 상황을 추가해서 대국에 임하는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며 현 준비상황을 소개했다.
이세돌과 알파고는 9일 다섯 차례 반상 대결을 한다. 승자에겐 100만 달러(약 12억 원)을 차지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측 또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 최초로 프로기사와 동등한 조건에서 대결을 펼쳐 승리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대0으로 이겼다.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알파고의 기술과 원리를 소개하며,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바둑에서 직관이 중요하다. 알파고는 이를 해결하려고 개발한 '신경망 접근 방식'이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이세돌은 첫 판에서 지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첫판을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결승 3번기, 5번기에서 첫판을 지고 들어간 경험이 있어서 판후이처럼 첫판을 진다고 해도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마도 지면 바둑계에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이길 것"이라면서, "설령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더라도 바둑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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