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개인이 인터넷 블로그에 정부를 욕설하는 글을 써도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대해 욕설을 섞어 비하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정부나 국가기관이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3년 1월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심평원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제목과 내용에 ‘개XX’ 등의 욕설을 사용해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1심은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비중이 크지 않고, 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헌법상 표현의 자유 범위에 속하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는 저속한 표현이 포함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지만 “비판이 주목적으로 보이고 특정 개인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국가기관의 업무수행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기 때문에 국가기관 그 자체는 형법상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라며 국가기관은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모욕죄의 피해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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