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승민 탈당만 기다렸나… 이한구 “꽃길 걷고 당 모욕” 지도부 ‘감자탕 술자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승민 탈당만 기다렸나… 이한구 “꽃길 걷고 당 모욕” 지도부 ‘감자탕 술자리’

기사승인 2016-03-24 11:02:55
국민일보 DB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마치 유승민 의원이 탈당하기만을 기다린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 4·13 총선 대구 동구을 후보자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확정했습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이같이 발표하면서 전날 탈당한 유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은) 당에 입당한 이래 꽃신을 신고 꽃길만을 걸어왔다”면서 “당을 모욕하고 침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어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뭉쳐야 할 책임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기가 인생 목표인양 생각하거나 서로 총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자를 비판하고 자기를 부각시키는 방법,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하는 것은 시급히 청산 되어야 할 구태”라면서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청했다.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합리화 하기 위해 이런 가치들을 함부로 가져다 인용하면 안 된다”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행동을 따뜻한 보수, 정의, 보수라는 말로 미화하고 자신만의 잣대로 국민한테 설득하려 했다”면서 “당의 정체성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유 의원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을 버렸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유 의원은 전날 밤 대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라면서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국민 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제1조 2항”이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뿐이고 내가 믿는 것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유 의원은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다. 2011년 전당대회 출마 선언, 작년 4월 국회 대표연설을 다시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은 없었다”면서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나와 함께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나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내가 이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 보수·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의 탈당, 무소속 출마를 두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날 밤새 들썩였습니다. 유 의원은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랐고 홈페이지는 서버가 다운됐습니다. 이한구 위원장과 이재만 후보에 대한 관심도 폭증했습니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의 심야 ‘감자탕 회동’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등이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국회 앞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박 부총장은 “심야 최고회의에서 격론과 고성이 오갔습니다만 격의 없이 화해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였다”면서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고 소주잔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정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도 했습니다.

청와대 반응도 관심이 쏠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 의원 탈당에 대해 아직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황입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