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의 꼼수 아웃] “돈만 잘 벌면 장땡?” 애플, 32GB 또 실종

[김민석의 꼼수 아웃] “돈만 잘 벌면 장땡?” 애플, 32GB 또 실종

기사승인 2016-03-29 06:40:55

‘갤럭시S7’과 ‘G5’의 32GB 모델과는 대조… “불편하다” 소비자들 불편 가중

애플 ‘아이폰7s’ 출시 때도 비슷?… 소비자 안중에 없고 마진만 높이는 전략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애플이 출시를 예고한 아이폰 시리즈 ‘아이폰SE’의 기본모델 저장 공간이 또 16GB에 불과해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사들의 ‘갤럭시S7’과 ‘G5’는 32GB 모델부터 시작하는 것과 대조됩니다.

27(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인사이더는 시장조사업체 IHS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16GB 모델 대신 64GB 모델만 내놓는 방법으로 기기 하나당 88달러(약 10만원)의 추가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웨인 램 IHS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64GB 메모리의 생산원가는 16GB보다 12달러(약 1만4000원) 정도 더 비쌀 뿐인데 애플은 64GB 아이폰을 16GB보다 10만원 이상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둔 아이폰SE의 출시 가격만 봐도 16GB모델은 399달러(약 46만원)인 반면, 64GB모델은 499달러(약 58만원)로 무려 12만원이 뛰었습니다.

램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오래전부터 이익을 높이기 위해 이 전략을 사용해왔다”면서 “용량이 적은 모델을 팔아도 소비자들에게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도록 강제해 추가적인 이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을 다룬 테크인사이더는 이 같은 애플의 전략은 애플 투자자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애플 이용자에겐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같은 애플의 고마진 꼼수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이폰6s’가 출시되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경쟁사들과 달리 16GB 용량을 기본 모델로 정함으로써 3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수익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달 22일엔 더버지도 “애플이 아이폰6s를 출시할 때 32GB를 생략한 점을 비판했는데 이번에도 16GB를 고집해 당혹스럽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그간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아이폰 이용자들은 16GB라는 용량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며 신제품은 32GB로 출시되길 바랐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모바일용 AP와 고화질 사진·동영상의 용량도 커지면서 16GB 모델로는 제약이 크기 때문입니다. 출시를 앞둔 아이폰SE는 1200만 화소 사진과 4k 동영상 촬영을 구현하는데 4k 고화질 동영상의 경우 16GB 모델에서 저장하면 40분이 최대일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애플에 우호적인 아이폰 이용자들도 등을 돌려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보공유 커뮤니티에선 “이젠 32GB도 넉넉하지 않은데 16GB는 너무한다” “16GB로는 영상은커녕 사진도 저장하지 못할 수준” “32GB는 선택해야 게임 깔고 노래 넣을 수 있다” “16GB는 장식이고 결국 64GB를 사라는 뜻” 등 성토하는 댓글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이를 무시하고 아이폰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16GB, 64GB, 128GB 모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애플은 클라우드 저장소인 아이클라우드가 있기 때문에 16GB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필 쉴러 애플 마케팅 총괄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6월 ‘더 토크 쇼’라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애플은 향후에도 아이폰의 저장 공간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며 “사진과 문서를 저장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가 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리에도 헛점이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사용자들에게 5GB의 무료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아이폰 데이터를 백업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만 해도 금방 꽉 차 버립니다. 요즘 시대에 5GB는 결코 넉넉한 저장 공간이 아닙니다. 더구나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 등 애플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해도 추가 용량은 제공되지 않아 결국엔 아이클라우드에 추가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결국 아이폰을 구입했다가 저장 공간 부족으로 불편을 겪지 않으려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64GB 이상 모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7:3정도로 64GB를 선택하는 소비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반하는 애플의 16GB 고수는 마진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래전부터 이용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32GB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폰SE가 이대로 출시되면 부족한 용량에 대한 비판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 쉴러 부사장은 이번엔 또 어떤 말로 빠져나가려 할까요.

한 가지 더. 애플은 향후 ‘아이폰7s’를 내놓을 때도 16GB를 기본 모델로 출시할까요. 이용자가 불편을 겪든 말든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지금까지의 애플 태도를 보면 그럴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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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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