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스몰웨딩 열풍이 대단하지만 여전히 스몰웨딩은 젊은이들에게 로망으로만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스몰웨딩의 포인트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만 초대해 프라이빗하게 즐기는 결혼식으로, 사실 결혼식에는 당사자 하객보다 부모의 하객이 더 많이 초청된다. 또한 부모들에게 자녀 결혼식이란 ‘지금껏 지출한 축의금을 거둬들일 기회’로 각인돼 있는 경우도 많다.
최근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스몰웨딩을 포기해야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셀프 웨딩촬영이 떠오르고 있다. 유명 웨딩 스튜디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촬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품과 장소를 직접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셀프 웨딩촬영 장소는 역시 제주도다. 이에 숙박과 촬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제주도 펜션도 덩달아 인기다.
이 가운데 용수리 해변도로와 금능해수욕장에 각각 자리 잡은 프라이빗 하우스 ‘곰곰’이 최근 눈길을 끌고 있다.
곰곰은 소설가 조헌용, 홍희진 부부가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직접 구상하고 마련한 공간. 곰곰의 주인장 부부는 결혼 10주년을 맞아 곰곰에서 리마인드 웨딩촬영을 진행하면서 제주도 웨딩촬영 패키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곰곰은 2층짜리 독채 펜션으로 오로지 한 팀만 이용이 가능해 다른 투숙객들과 부대끼지 않고 여유롭게 웨딩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40평 규모의 ‘바람곰’과 35평 규모의 ‘모래곰’으로 구성돼 있다. ‘바람곰’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 장면에 등장한 용수리 해안도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곰곰 바람곰에는 모던한 2층 건물 외에도 제주도 전통 돌집이 별채로 마련돼 제주의 운치와 편안함을 더해준다.
금능해수욕장까지 걸어서 2~3분이면 닿을 수 있는 ‘모래곰’은 바람곰에 비해 규모는 조금 작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오늘날 제주의 재미있는 놀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펜션 주인장 부부가 투숙객들을 위해 마련한 ‘우연의 바다’ 이벤트도 곰곰만의 매력이다. 손님이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바다에 나가는 바깥주인이 벵에돔이나 참돔을 낚아오면 안주인은 이를 손질해 먹음직스러운 회로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날씨로 인해 간혹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지만 펜션 투숙보다 ‘우연의 바다’ 이벤트를 기대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곰곰의 주인인 소설가 조헌용씨는 “조만간 예술가들이 머물며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출판동과 숙박동을 마련, 이 곳에서 제주를 주제로 한 출판물들을 출간할 예정”이라며 “곰곰이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니라 감성과 숨결이 살아있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epi02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