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가습기살균제, 정부 뒤늦게 추가 피해자 접수 재개

죽음 부른 가습기살균제, 정부 뒤늦게 추가 피해자 접수 재개

기사승인 2016-04-23 17:28: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가습기 살균제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1년이다. 이후 5년이 지나서야 정부가 추가 피해조사자들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22일 정부 고시를 개정해 5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접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가 살균제 피해자 접수에 나선 것은 여론의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3차 조사를 끝으로 더 이상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접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존 방침을 바꿔 추가 피해 접수자를 받기로 한 것. 피해 접수는 신청서와 함께 신분증 사본, 진료기록부,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기관 진단자료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제출하면 된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이뤄질 4차 피해 조사 대상자가 약 24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폐손상 이외에 다른 장기 손상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환경부는 “폐 이외의 건강 피해 가능성을 조사 연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대한 진단 및 판정 기준이 마련될 경우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오는 2019년에 3차 피해조사 신청자 752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시기도 내년으로 앞당겨졌다.

한편 죽음을 부른 가습기 살균제의 원인 성분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제품이 다국적 기업 옥시레킷벤지커의 '옥시싹싹'이며, 롯데마트의 PB 제품 등이 지난 2005년부터 PHMG를 원료로 사용해 판매하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며, 폐질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발표했다. 문제는 당시 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를 판매한 업체조차 정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은 체로 사건은 유야무야 흘러갔다.

정부가 책임 회피를 이어가는 사이 가습기살균제로 폐가 굳어 태아를 품은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수없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살인 살균제를 제조한 기업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년 옥시 등 업체에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한 것이 전부다.

이번 검사 수사와, 정부 추가 피해접수 재개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추가 사망자들에 대한 진상 규명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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