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치료해야 하나?…아이 건강·심리적 측면 고려해야

'성조숙증' 치료해야 하나?…아이 건강·심리적 측면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6-05-16 10:42:5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아직 어린데 가슴이 나오는 것 같아요’, ‘벌써 가슴이 나와서 키가 작을까 봐 걱정이에요’, ‘내년에 초경을 하면 어떻하죠?’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아이들의 성장이 빨라지며 부모들은 자녀들이 혹시 성조숙증은 아닌지 걱정스러움이 많다. 이에 성조숙증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인혁 교수에게 들어봤다.

성조숙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가슴 발달을 시작하거나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 고환이 4cc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말하며 혈액 검사와 골연령 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이 있는 경우 여아는 초경 연령이 빨라지며 약 10-12cm 정도 최종 성인키가 작아 질 수 있으며, 남아는 최종 성인키의 약 15-20cm 정도 손해(진단 시기에 따라 차이) 볼 수 있다.

180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평균 초경 연령은 17세에서 12세로 낮아졌다.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초경 연령이 점점 빨라지는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해 일어나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원인이 비만이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적으로 비만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소아 비만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 서구 생활 방식을 따라가는 우리나라 역시 최근 10년간 소아 비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성조숙증 역시 비슷한 추세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연구에서 소아 비만의 증가와 성조숙증의 증가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환경 호르몬이다. 연구자들은 일회용 용기, 플라스틱 물병, 식기 등을 사용하면서 발생 하는 환경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이 두 가지 원인은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이론들이지만 모든 성조숙증을 이 두 가지가 설명해주진 못한다. 정인혁 교수는 여러 가지 요인을 모두 고려할 순 없지만 실생활에서 우선 돌아봐야 할 부분은 가족력이라고 지적했다. 엄마·아빠 중에 사춘기가 빠른 사람이 있다거나, 혹은 자녀의 형제 중에 성조숙의 병력이 있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가족 중에 성조숙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었는지, 또 내 아이가 비만한지 혹은 환경 호르몬에 너무 많이 노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주의 및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정 교수는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가 초경을 일찍 하거나 키가 좀 작은 것이 병이 아닌데 꼭 치료를 해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다며, 성조숙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앞에서 말한 대로 키가 작아 질 수 있으며, 여아의 경우 빠른 초경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외 불임, 유방암, 자궁암의 위험이 성조숙을 치료한 경우보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 높아진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 됐다고 덧붙였다.

성조숙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 내원하면 문진, 신체검사 그리고 혈액 검사, 골 연령 측정 (뼈 나이 검사라고도 한다), 머리 MRI 검사 (증상에 따라서 진행 할 수 있다)를 시행해 진단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 아이의 몸이 성 호르몬에 노출 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사춘기 이전에는 성 호르몬의 분비가 일어나지 않는다. 즉 이런 검사들을 통해 아이의 몸속에 성 호르몬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높은 수치로 나오고 있는지를 확인 해 성조숙을 진단하는 것이고 검사들을 통해 성조숙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이 없는지 확인한다.

특히 남아의 경우 성조숙이 의심된다면 여아보다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 여아의 경우 대부분은 다른 이상 없이 성조숙만 있지만 남아의 경우 10명 중 4-5명은 성조숙을 일으킬 만한 다른 질환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성조숙의 치료제는 주사제제(통상 1회/4주 혹은 1회/12주 방법)만 있다. 보통 2년 정도 치료 후 주사를 멈추게 되며 치료 종결 시점부터 15-18개월 후 초경이 일어난다. 치료 이후 부작용에 대한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성조숙증 치료 후 현재 30~40대가 된 여성들에 대한 연구에서 불임·비만·당뇨·고지혈증·고혈압의 위험이 성조숙증이 없던 같은 나이 대의 여성과 차이가 없었다. 30년 이상의 관찰 결과 현재까지 장기적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안전한 치료임을 많은 연구자들은 강조한다.

정 교수는 성조숙증은 한 번 진단되면 그 치료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보통 2년 정도로 처음 진단할 때 신중하고 철저하게 접근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며, 2차 성징의 발달은 아이들 개개인 마다 발현 시기·속도·정도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인터넷이나 다른 여러 미디어의 단순한 정보만 믿고 내 아이니까 너무 안심한다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불안하고 걱정해 하지 말고 너무 이른 시기에 아이에게 나타나는 신체 변화 혹은 심리 변화가 있다면 한 번쯤은 의심해보고 꼭 소아내분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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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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