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A씨가 소를 취하했습니다.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여파는 크고 상처는 깊습니다.
일의 시작은 지난 10일이었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를 남자친구와 함께 찾은 20대 여성 A씨는 “지난 4일 오전 5시쯤 가수 박유천이 나를 성폭행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박유천은 이날 지인들과 함께 서울의 한 유흥업소를 찾아 술을 마셨습니다. A씨는 해당 유흥업소의 종업원이었고, 박씨는 그런 A씨를 가게 안 화장실에서 강제로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죠. 함께 업소를 찾은 지인들은 이를 방조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13일입니다. 한 매체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 사실은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JYJ로 활동하기까지 10년이 넘도록 줄곧 한류 아이돌의 정상을 지켜온 박유천이기 때문에 더욱 놀라움은 컸습니다. 온 포털사이트가 박유천의 이름으로 뒤덮였죠. 성 추문인 만큼 대중의 호기심은 극단으로 치달았고, 각종 추측성 보도가 이를 뒤따랐습니다. 박유천이 간 유흥업소의 이름과 모습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가 하면, A씨가 박유천을 협박했다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A씨가 유흥업소 종업원이라는 점을 지적한 사람들과 “성을 파는 사람이라고 해서 강간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과거 박유천의 여자친구였던 것으로 추측되는 연예인들이 다시 한 번 거론되며 덩달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죠.
A씨가 돌연 소를 취하한 것은 15일 0시쯤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A씨는 모처에서 경찰 관계자와 만나 소 취하서를 건넸습니다. A씨는 진술을 번복하고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외에도 A씨는 "박씨와 성관계 후 박씨 일행이 나를 쉽게 보는 듯한 행동을 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성관계 당시 박씨도 나를 쉽게 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소하게 됐던 것"이라고 고소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언론에 너무 많이 보도돼 놀랐으며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 취하와 관계없이 성폭행은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 종료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죠.
문제는 박유천의 이미지입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니만큼 박유천이 입은 손해는 셈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대중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성매매 여성과 얽힌 박유천의 윤리의식을 비난하는 한편, 박유천의 공익근무 이력까지 살피고 있습니다. 현재 군 복무를 강남구청 공익근무로 대신하고 있는 박유천은 복무 기간 중 약 30일이나 연차를 사용한 것이 알려져 태업 논란과 더불어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죠. ‘한류 관광특구’를 표방하고 있는 강남구청이 한류스타인 박유천에게 일종의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소가 취하됐음에도 사건의 마무리는 멀기만 합니다. 소속사 씨제스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끝은 나지도 않았다”며 “고소자도 고소자지만 사건 과정에서 추측성 허위 보도를 내보낸 매체들도 일종의 2차 가해자 아닌가”라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과거 성 추문에 얽힌 연예인들 중 성공적으로 복귀한 사례는 드뭅니다. 톱스타가 되기까지 험난한 세월을 거쳤지만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일. 박유천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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