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6명, 치료법 없어 다른 치료 받아

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6명, 치료법 없어 다른 치료 받아

기사승인 2016-06-16 21:41:00

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3명은 건강보험급여 치료제로 생명연장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이하 환우회)는 설립 5주년을 맞아 환우들의 치료실태를 파악해 더 나은 치료환경 조성을 하는데 환우회 차원의 활동을 진행하고자 환우와 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우 절반 이상인 54%가 재발을 경험했으며, 특히 10명 중 3명인 32%는 건강보험 급여가 되는 치료제에 모두 치료 실패했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건강보험 급여로 치료가 가능한 약제는 벨케이드와 레블리미드 단 2개뿐이다.

특히 건강보험 급여가 되는 2가지 약제에 모두 실패한 다발골수종 환자의 65%는 불가피하게 다른 치료를 받으며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종양으로 감염이나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전신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희귀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은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되어 주로 뼈를 침범해 골절, 빈혈, 신부전, 고칼슘혈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고형암은 암세포 덩어리를 떼어 버리면 완치될 수 있지만 혈액암은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수술이 안돼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게다가 혈액암의 특성상 절반 이상의 환우들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재발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처방 받을 수 있는 약제가 얼마나 다양하게 있는지가 치료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포말리스트 같은 좋은 신약이 2년 전 식약처 허가를 받고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를 받지 못해 환자들이 경제적 파탄을 우려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탈리도마이드, 멜팔란과 프레드니솔 요법 등 고전적 치료를 받고 있어 과연 우리나라가 의료 선진국인가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환우회 전정일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다발골수종 신약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 하지만 OECD 가입 국가인 한국 환자들은 딱 두 번 치료를 받은 후 또 다른 치료를 통해 남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개인 부담으로 몇 억원씩 치료비를 쓰지 않으면 구제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설문에 응답한 한 환우는 “누군들 이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렸겠는가. 약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죽으면 육신의 고통과 정신의 고통이 따르니 비참할 수밖에 없다. 환우들 중에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있다. 가족 전체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 희귀암 환자들도 부모 노릇 하고 편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적극적인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거의 대부분의 환우들이 포말리스트의 보험급여가 바로 본인의 문제로써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해(10점 만점 9.8점), 신약에 대한 환우들의 절실함을 보여줬다.

백 회장은 “다발골수종은 ‘4대중증질환’에도 포함되고, 포말리스트는 고가 신약을 위한 ‘위험분담제’를 통해 세계 최저가로 신청됐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만 건강보험 급여를 안 해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대통령 그리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포말리스트의 건강보험 적용을 신속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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