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④] 신 맛 나는 커피 만들기

[최우성의 커피소통④] 신 맛 나는 커피 만들기

기사승인 2016-06-23 10:01:31

과거에는 커피 맛이 쓴 맛만 있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커피 애호가들 중에서 커피의 신맛과 단맛을 구분해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커피와 설탕크림을 1:2:3 비율 로 넣었던 소위 다방커피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아직도 그게 더 맛나다고 주장하지만, 바야흐로 커피의 세계는 신 맛 나는 커피가 점령해 나가고 있다. 커피의 신맛은 귤이나 레몬, 오렌지, 파인애플과 같은 과일의 산미에 비유되곤 하는데 이는 커피생두 자체가 과일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호사가들은 산미가 가득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다. 사실 아프리카산 고급커피원종들에게서 좋은 산미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산미는 비싼 생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의 ‘산토스’나 인도네시아의 ‘만델링’은 각기 ‘허브 향’과 ‘깊은 바디감’으로 유명하지만 그 콩들도 산미가 강하게 부각되도록 만들 수가 있다.

그것이 ‘로스팅’의 마법이다. 아무리 무채색의 커피생두라도 가정에서 커피를 볶을 때 산미가 나도록 볶을 수 있다. 가정에서 로스팅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이 커피를 볶으면 대부분 아주 강하게 볶기 마련이다. 이는 로스팅의 과학적 원리를 알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 경우 커피는 매우 쓰고 때로는 탄 맛이 느껴진다.

쓴 맛 나는 커피보다 산미가 가득한 커피가 좋다면 산미가 나도록 볶아주면 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질 좋은 커피 생두를 구입한다. 가급적 수확한지 일 년 이내의 빈(beans)이 좋다.

그 다음 생두를 100그램 이내로 프라이팬에 넣어 약한 불에서 볶아주다가, 커피의 얇은 껍질(실버스킨)이 날리기 시작할 때에 불을 강하게 조절해서 볶아준다. 이때 커피 생두가 타지 않도록 주걱으로 자주 저어주어야 한다. 로스팅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커피생두가 노랗게, 갈색으로, 점점 밤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좀 더 지켜보면 커피콩이 탁탁거리며 터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가 일차 팝(POP)이라고 하며 이 때는 더 타지 않도록 화력을 약하게 조절해 주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커피의 색깔이 밝은 밤색을 띄게 되면 커피를 불에서 꺼내어 선풍기 바람으로 식혀준다.

자, 이제 산미가 가득한 커피를 맛볼 준비가 끝났다. 장마가 시작되었다.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산미가 가득한 아이스커피 한잔으로 무더위와 습기, 불쾌감을 떨쳐내면 어떨까?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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