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비흡연 가구 중 73%가 외부에서 담배연기가 집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간접흡연 침입’ 피해를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은 ‘15년 8월 ~ 9월까지 서울 시내 공동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간접흡연 침입에 의한 피해 실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 시내 인구를 성, 연령, 권역에 따라 할당 후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연립주택 포함)에 거주하는 총 2,600명을 표본으로 선별해 간접흡연 침입의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공동주택 가구 내 흡연자가 없는 비흡연 거주자 1241명에서 지난 12개월간 간접흡연 침입 경험 비율이 73.5%로 미국 공동주택 거주자 보다 1.6배 높게 나타났다. 간접흡연 침입비율은 아파트(73.8%)와 다세대 주택(73.1%) 거주자간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일 간접흡연 침입을 경험한 거주자의 비율은 9.5%로 약 10명 중 1명은 매일 간접흡연 침입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 침입을 경험한 거주자 912명 중 침입 경로로 베란다·창문을 선택한 사람이 73.1%로 가장 많았고, 화장실 14.3%, 현관문 11.4%, 기타 1.2% 순이었다.
또 간접흡연 침입은 계절 중 여름(52.5%)에 가장 많았고 하루 중 저녁 시간(58.3%)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간접흡연 침입 시 대처 방법으로 창문을 닫는 경우가 48.1%로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안하는 경우 20.9%로 나타나 대부분 거주자가 집안에서 스스로 간접흡연 침입 피해를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 내 흡연자가 있는 흡연가구 거주자 1359명은 공동주택에서 흡연 장소로 건물 밖 실외가 58.8%, 베란다·발코니 21.2%, 화장실 8.2%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자 중 공동주택에서 세대대 금연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비흡연자가 89.9%이었고 흡연자도 63.0%로 실내 흡연 규제의 필요성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흡연자 주위에 있는 사람이 담배연기를 간접적 또는 수동적으로 흡입해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간접흡연은 7000여종의 화학물질과 60가지 발암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호흡기계 질환,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천식 악화, 유아돌연사증후군, 중이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간접흡연의 위험성의 대한 연구결과가 자주 발표될 정도로 간접흡연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규상 서울의료원 환경건강연구실장은 “흡연과 간접흡연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으나, 주택 사이의 간접흡연 침입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우리 실정에 맞는 공동주택 내 흡연의 제한과 간접흡연 노출 위험성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