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부가 15일(현지시간)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는 한때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국제공항 등을 장악했다.
연합뉴스와 AP통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며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통해 복귀해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연합뉴스는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 외신 등을 인용해 터키 군부는 15일 저녁 민영 NTV 방송국과 도안 통신사를 통해 전국의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탱크와 헬기를 동원한 군부 쿠데타로 터키군 참모총장 등 인질들이 군사본부에 억류됐다.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과 보스포러스해협 대교 2곳, 국영방송 등도 쿠데타 세력에 장악됐다.
쿠데타로 터키 곳곳에서 폭발과 총격이 오가고 전투기가 날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수십명이 사망하고 의회 건물 등이 폭격을 맞았다.
터키의 한 고위 관리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밤사이 벌어진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졌고 336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사망자 대다수가 민간인이고 체포된 이들의 대다수는 군인들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NTV방송은 검찰을 인용해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불거진 충돌로 앙카라에서만 최소 4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쿠데타 세력에 맞선 경찰관 17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앞서 AFP통신은 군부가 군중에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CNN투르크와의 스마트폰 영상 통화에서 쿠데타를 ‘군부 소수 세력의 반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발표한 지 약 6시간만인 16일 오전 4시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모습을 보이며 쿠데타를 ‘반역행위’로 규정하고,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터키 국가정보국(MIT)도 쿠데타가 진압돼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은 군을 앞세운 정부에 맞선 쿠데타군은 16일 날이 밝자 투항하는 모습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군부가 쿠데타를 시작하기 전 처음으로 점거한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대교에서는 군인 50여명이 무기와 탱크를 버리고 손을 들고 다리를 걸어 나왔다.
한편 국제사회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며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일제히 표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정당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군부의 국정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며 "터키가 조속히 평화롭게 민간 통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했하기도 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