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⑧] 클레오파트라처럼 커피 향을 즐기세요

[최우성의 커피소통⑧] 클레오파트라처럼 커피 향을 즐기세요

기사승인 2016-07-21 10:32:59

클레오파트라는 BC 69년에 태어나서 BC 30년에 죽은 이집트의 통치자이다. 고대 이집트의 여왕으로 그녀는 여러 개의 외국어에 능통했다 하고, 로마의 시저를 농락할 정도로 외교술에 뛰어났다고도 하는 당대의 여걸이었다. 

그녀는 안토니우스와 결혼하여 동맹을 맺은 후, 옥타비아누스와 BC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이집트의 운명을 건 결전을 벌였으나 패하고 일년 뒤 전쟁에 패하여 스스로 독사를 풀어 자기 가슴을 물게 해서 죽은 드라마틱한 여성이다.

그녀는 외교술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향미 전문가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집트인들은 ‘클레오파트라의 커피’설을 주장한다. 클레오파트라가 향수를 만들어 자기 몸에 뿌리고 남자들을 유혹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인데, 그녀가 향수뿐만 아니라 커피를 좋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커피를 마신 것은 아니고 커피 향을 즐겼다는 것인데, 매일아침이면 커피 향을 맡으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다. 커피의 기원을 6세기 에티오피아로 보는 커피 기원설에 의하면 이는 황당한 주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집트인들은 클레오파트라가 커피 향을 즐겼다는 이야기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긴 이집트가 4대 인류문명의 발상지인 것과 이집트 문명의 찬란함을 감안한다면 사실여부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가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이집트인들이 커피를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도 700여년 뒤인 619년 이집트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점령 된 이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집트인들의 음료는 우유를 넣어 끓인 홍차(샤이)이다. 이는 영국의 식민지 시절의 영향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샤이를 마신다. 하지만 최근에 카이로 번화가에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기업 커피전문점들이 진출함으로 인해, 부유층을 중심으로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향기로운 커피 향을 맡아보자. 클레오파트라가 따로 있나, 커피 향을 즐기는 내가 바로 클레오파트라지…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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