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간염의 날, ‘C형 간염’ 오해와 진실은?

세계 간염의 날, ‘C형 간염’ 오해와 진실은?

기사승인 2016-07-28 00:05:00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파괴되는 질병으로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 B형, C형 3가지로 나뉜다. 

A형이나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는데다 국가검진에도 포함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질환 인지도가 낮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로 말미암아 C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C형간염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 실제 대한간학회에서 국내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C형간염이 완치가 불가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17.7%에 달했다. 이에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C형 간염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와 그 진실을 파헤쳐 보고자 한다.

◇C형간염은 감염자와 함께 생활하면 바로 감염된다? 

그렇지 않다. C형간염의 주요 감염경로는 주사기의 공동 사용이나 수혈, 신장투석, 혈액투석, 성접촉등 혈액을 매개체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액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감염자와 함께 생활하더라도 식사, 악수, 포옹, 대화 등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도 칫솔, 면도기, 손톱깎기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도구를 이용해 네일아트, 반영구 화장, 문신 등의 시술을 받을 시감염자의 체액에 노출 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감염자와 함께 생활하거나 네일아트나 문신을 자주하고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C형간염에 걸리면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그렇지 않다. C형간염은 초기에 거의 아무런 증상이 없다. 드물게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피로감, 열감, 불쾌감,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하거나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을 보여 질환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C형간염을 방치하면 간의 섬유화가 진행되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 같은 심각한 질환에 이르러서야 C형간염임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C형간염은 기다렸다 치료해도 된다?

그렇지 않다. C형간염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료 성공률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 역시 늘어난다.C형간염을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질환 및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환자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C형간염은 유전자형과 상관없이 치료법이 동일하다?

그렇지 않다. C형간염은 유전자형에 따라 1-6형으로 분류되는데 각 유전자형 별로 반응률이 높은 치료제가 각각 다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형 1, 2, 3형이 많으며 국내에는 치료가 어려운 유전자형으로 알려진 1b형 환자가 45%~59%로 가장 많다. 지난해부터 뛰어난 치료 효과와 경구용 제제로 복용 편의성까지 높인 치료제들이 보험 급여와 함께 출시되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줄고 치료 혜택은 크게 향상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1b형 환자는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SVR12(치료 종료 후 12주째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 또한 99%에 달한다. 최근에는1a형·2형·3형 치료제들에 대한 보험급여도 확대되어C형간염 환자의 치료환경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하다?

맞다. 기존 대표적인 C형간염 치료제였던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요법은 주사제로 환자들이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며, 여러 부작용을 동반하는 동시에 치료효과도 낮아 완치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최초의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인 닥순요법이 국내 도입되면서 치료율이 96% 이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최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발표한 닥순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C형 간염 환자의 치료 결과 또한 94.3%의 치료율으로 임상시험과 동일한 우수한 효과가 실제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65세 이상 고령의 환자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 신기능 장애를 동반한 환자나 혈액 투석 중인 있는 환자에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여 C형간염 완치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그 외에도 간이식 후 C형간염이 재발했거나 치료율이 매우 낮았던 3형, HIV 동반 감염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닥소요법(다클린자+소포스부비르병용요법)’이 8월 1일자로 보험이 가능해 짐에 따라 완치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C형간염은 A형, B형간염과 달리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것 외에는 예방법이 없지만 최근 혁신적인 치료제의 개발으로 인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만성C형간염 환자의 15~56%는 2~25년 내 간경변증이 동반되며, 비감염자 대비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배 이상 높은 등 다른 간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빠른 치료가 높은 치료성과 이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최적화된 치료제를 통해 ‘즉시 치료’하는 것이야 말로 C형간염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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