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총장 “순수한 학생과만 대화하겠다”…끝내 본관 찾지 않아

이대 총장 “순수한 학생과만 대화하겠다”…끝내 본관 찾지 않아

기사승인 2016-08-01 20:08:33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놓고 학생들과 대립 중인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왜 학내 문제에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들어오는가”라며 기자회견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 총장은 “이화의 평판을 낮추는 학생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학생들을 존중하려 했으나 최근의 사태를 보면 이들이 학생이 맞는지 의문이다. 평생단과대학 사업과 (학생들이 훼손한) 초대 총장 동상이 무슨 상관이냐”라며 “참는 것만이 교육과 관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낱낱이 밝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관련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최 총장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일정을 잠정 중단시키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본관에 감금당했다는 서혁 교무처장은 “먼지 때문에 입을 가리자 (학생들로부터) ‘호흡 곤란하세요? 인공호흡 해드릴까요?’라는 말을 들었다”며 “화장실을 가려고 하니 기저귀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교무처장은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심모 교수에 대해 “심 교수는 ‘어떻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인가’라는 말 뒤에 ‘다만 주인의 한 부류에 속할 뿐이다’고 말했다”며 “학교 주인은 학교의 역사다.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도 학교의 주인이다”고 발언했다.

기자회견장 한편에는 이대 재학생 수십 명이 ‘학생들은 총장님과의 대화를 원합니다’라고 써진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최 총장은 학생을 향해 호통을 치는 게 기자회견장에서의 옳은 태도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호통을 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얘기한 것이고 마음이 아파서 그랬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서 최 총장은 “어떻게 학교와 경찰간에 갈등을 일으키게 하는가”라며 “언론에 실망했다. 기자들의 펜대 하나의 표현이 한 대학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다”고 원망을 쏟아냈다.

최 총장은 “순수한 학생들만 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진정 학생과 대화하고 싶다면 본관으로 와달라’는 학생들의 외침을 뒤로 한 채 기자회견장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한편 학생 측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따로 열고 “강신명 경찰총장은 감금‧처벌 등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학생과 학교 사이에 평화적인 해결을 방해하고 있다.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있었던 본관 점거 농성에 대해 “시위는 평화적이었고 대화를 원했을 뿐”이라며 강 경찰청장의 “시위는 범법행위이며 주동자에 대해 신속하게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이날 발언을 반박했다.

학생들은 “20명의 여학생이 총장과의 대화를 기다렸을 뿐이다. 학생들의 입장이 더 절박했지만 학교 측은 학생과 대화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울면서 호소했다. 

이어 “감금돼 있었던 평의원들은 서로 ‘3박4일 해보자’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며 “학교는 회의실을 제외한 본관의 에어컨을 모두 중지해 학생들이 지쳐 물러가기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대 본관 건물에서는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집단 점거 농성이 지난달 28일부터 5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승희, 심유철 기자 aga4458@kukinews.com, tladbcjf@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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