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이 815 콜라와 사이다 2종을 출시하며 올해 1조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탄산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주스 등 건강음료 분야에서 내실을 다져온 웅진식품이 지금까지의 브랜드 정체성과 반대되는 제품을 출시한 이유가 사모펀드의 투자회수(엑시트) 때문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웅진식품은 해외 브랜드에 잠식당하는 국내 음료시장에 경쟁력 있는 토종 브랜드를 재 출시했을 뿐 자본논리와는 관계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웅진식품은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1999년 기존 음료와는 달리 ‘건강’에 초점을 둔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아침햇살은 출시 1년 만에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초록매실은 8개월 동안 1억병 판매고를 올렸다. 쌀과 보리, 매실 등을 사용한 제품들로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인 것이 주효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식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13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04억원, 당기순이익은 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평균 22.31% 신장한 수치다.
지난 2013년 1150억원에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인수 전 웅진식품은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을 기록했지만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가야F&B를 인수하면서 기존 과일주스의 점유율 확대를 비롯해 탄산수시장 진출, 착즙주스 시장 안착 등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8월 착즙주스 시장에 진출한 웅진식품은 1년 만에 38%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2위로 올라섰다. 건강음료와 주스시장에서 웅진식품이 가진 브랜드 파워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4월에는 하늘보리 스파클링을 출시하고 연이어 5월에는 건강음료 브랜드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만들기 위한 리뉴얼을 단행했다. 기존 하늘보리, 맑게 우려낸 누룽지 등 제품의 디자인을 일원화하는 한편 하늘보리의 경우 보리추출액 함량을 늘리는 등 제품의 질도 높였다.
당시 웅진식품 관계자는 “차음료 통합 아이덴티티 구축을 통해 브랜드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메인 타깃인 20대 층에 웅진식품 차음료의 건강한 이미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웅진식품의 기존과는 달리 815콜라와 사이다를 출시한 것을 투자회수로 평가받는 사모펀드가 실적향상을 위해 단행했다고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웅진식품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에 밀리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사장되기 아까운 브랜드를 재출시한 것일 뿐 사모펀드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종브랜드를 영위하기 위한 노력이 자본논리에 왜곡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