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망쳤습니다” 소셜커머스 믿었다가 ‘낭패’… 소비자피해주의보

“휴가 망쳤습니다” 소셜커머스 믿었다가 ‘낭패’… 소비자피해주의보

엉뚱한 스케줄 예약에 고객대응 지연까지… 본사-고객센터 ‘따로 따로’

기사승인 2016-08-08 17:40:07

# 임신부 A씨(30·여)는 지난 7월 16일 소설커머스를 통해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제주항공 티켓을 예매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A씨가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티몬 직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 당초 제주도에 16일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직원이 예약 날짜를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한 주 뒤인 7월 23일로 밀려 예약된 것이다. 

A씨는 "티켓팅 당일 티켓팅을 하려고 하는데 예약한 표가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다른 항공사 표가 모두 매진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그후 환불 관련 본사의 입장을 듣는 데 20일이나 기다려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행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소셜커머스가 정작 A씨의 사례처럼 소비자들의 휴가를 망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아예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중개판매업을 하는 소셜커머스의 경우 여행 전반에 대해 책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회피하거나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직원 잘못으로 잘못 항공입력… 문자로도 잘못 고지 '피해' 

8일 업계에 따르면 A씨와 같은 18명의 소셜커머스 구매자들은 같은 날 공항에서 티켓 날짜가 바뀌었다는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딜을 구매한 뒤에 예약날짜를 공지한 문자가 날라와 당연히 그런 줄로 믿었다가 봉변을 당한 것. 

당시 티켓팅을 도와주던 제주항공 직원은 "고객님과 같은 이들이 15명은 다녀갔는데 예약이 되어 있지 않아 해 줄 방법이 없으며 오늘은 예약 가능한 비행기편이 없다"며 "소셜커머스에 연락해서 알아보라"고 말했다고 A씨는 회상했다. 

A씨는 다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에서도 항공편이 없어서 끝내 김포행을 예약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몸이 무거워서 얼른 가서 쉬고 싶었기 때문에 항공편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모두 매진이었다"며 "다시 제주에서 숙소를 알아보기가 너무 버거웠기 때문에 일단 표가 있는 부산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측에서는 "몇몇 딜에서 직원이 수기로 받아 적는 과정에서 항공 스케줄 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타 항공사의 제주행 비행기표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고객에게는 그 항공권 값으로 보상을 했다"고 항변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소셜커머스에서 예약하면 바로 항공사에 예약이 되는 걸로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시스템상으로 고객이 예약하는 대로 바로 항공사에 전달돼 예약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여행사를 끼고 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인 수기로 적어서 전달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경우 맡은 직원이 실수라도 하게 되면 피해는 바로 고객에게로 이어진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숙소나 항공편 예약이 다 찬 경우 동급의 리조트나 항공편으로 대체해 주거나 예약취소, 환불을 해 준다"며 "여행사와의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경우에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치를 취해 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B씨(40·여)는 5월에 제주도 가는 비행기편을 소셜커머스를 통해 예약했는데 구매내역이 한동안 소셜커머스 마이페이지에 바로 뜨지 않아 걱정했다. 잘 예약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B씨는 결국 항공사에 물어봤다가 제주도닷컴이라는 여행사로 연락을 해 보라고 해 그곳에 연락을 하고서야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었다. 

B씨는 "소셜커머스에서 구매를 하고도 스케줄을 확인할 수 없어 불안했다"며 "앞으로는 소셜커머스만 믿지 말고 직접 항공사나 여행사에 연락을 해서 확실히 주문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해야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항공권의 경우 소셜커머스와 여행사가 제휴를 해 판매하는 것이니만큼 항공사나 여행사에도 문의하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 고객센터와 본사 손발 안맞아… 아웃소싱 업체로 대응 늦고 본사와는 '불통'

소셜커머스가 본사와 고객센터가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도 문제다. A씨는 불편을 겪고 난 후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티몬 고객센터가 24시간 운영되지 않아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다음날 연락된 티몬 고객센터에서는 부산에서의 숙박과 먹는 것 등까지 모두 포함해 청구하라고 상냥하게 대응했고, 이에 따라 A씨는 모든증빙서류를 첨부해 보냈다

그러나 고객센터는 본사와의 연락이 안 된다며 제대로 처리를 못 한 상태로 20일이나 기다리게 했다. 겨우 고객센터는 본사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당일자 제주행 항공편이 당시에 있었다며 항공편 외에 숙박이나 식음값 등을 보상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고객센터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도 마치 처음부터 무리한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며 "본사가 20일이나 지나서 겨우 응답하며 고객의 책임으로 돌리다니 어이가 없었다. 차라리 일찍 얘기했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C씨(35·남)도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한 여행상품을 환불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주말이라서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주중이 되어서야 물품 환불에 대해 물어봤지만 본사에 전하겠다는 말만 일주일 동안 들어야 했다. 결국 B씨는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환불받을 수 있었다. 

C씨도 "여행상품의 경우 언제 취소하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데 오래 걸려서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에는 들어주기가 애매하다"며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불만을 들어주려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티켓몬스터나 위메프 등은 콜센터를 주로 외주로 돌리고 있다. 쿠팡 같은 경우에는 자체 콜센터를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나 다른 소셜커머스는 대부분 외주를 주고 있다. 24시간 대응도 아니고 근무 시간만 대응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급한 사안의 경우 본사와 소통이 안 되어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 주기가 어렵다. 본사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본사와 말이 달라 조치에 대한 손발이 안 맞는 경우도 있다. 

항공사가 스케줄을 잘못 입력하거나 비행기가 지연되는 경우 숙소를 제공해주거나 대체 항공편을 지정해주지만 소셜커머스를 통해 예약하면 따로 대체 항공편 등을 마련할 수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보통 소셜커머스에 나오는 것은 여행사를 끼고 하기 때문에 여행 스케줄 같은 것은 여행사와 판매자인 소셜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인력과 비용 문제 때문에 콜센터를 직접 운영하기가 어렵다"며 "24시간 대응하는 항공편이나 금융권 등보다는 대응이 늦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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