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PHMG가 칫솔모에 항균처리된 특허등록을 받아, 이 제품이 출시될 경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불러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칫솔모에 PHMG를 처리하는 내용을 담은 특허가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실에 따르면 ‘칫솔모 제조방법 및 이를 이용한 칫솔 특허’(특허 등록번호 1014010230000)에서 칫솔모의 항균력을 위해 SK케미칼의 ‘Guacil TX’를 항균물질로 처리하는 실시예를 제시하고 있다. Guacil TX는 섬유에 처리하기 위해 PHMG를 원료로 해 개발된 물질이다.
본 특허는 2012년 10월4일자로 출원되어 2014년 5월에 특허로 등록됐다. 그러나 PHMG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2012년 9월 환경부에 의해 유독물로 지정됐지만 특허 심사요건에 안전성 검증 항목이 없기 때문에 유독물질을 이용한 용도특허를 받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 특허를 출원한 ‘비비씨 주식회사’는 특허 등록을 위해 5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Guacil TX를 사용해 만든 칫솔을 7일간 사용하게 하는 실험까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안전성 심사요건 부재로 특허등록이 된 PHMG로 항균처리된 칫솔모가 정부의 규제망을 벗어나 일반공산품으로 시판될 경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항균칫솔모는 품공법의 관리대상 품목이 아니며, 2015년 환경부로 이관된 생활환경제품 관리 품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삼화 의원은 “2011년까지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로 사용됐던 PHMG를 활용해 칫솔모 제작을 목적으로 용도특허 출원을 한 것은 여전히 기업이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항균칫솔은 산업부, 환경부 모두 관리대상 품목에서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공산품으로 시판될 경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겪고도 제도적 허점 보완이나 주의의무를 이행하려는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