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가 일부 용역업체 입찰과정에서 공항공사 직원 출신을 계약업체의 총괄책임자로 고용하도록 제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사건의 해피아에 이어 이번에는 항피아가 드러난 것이다.
정동영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김포공항 청소분야 위탁관리 용역입찰 긴급공고에 ‘현장대리인은 과업지시서 상의 자격을 갖춘 자로 우리 공사 측과 사전 협의 후 임명토록’이라고 명시했다.
공사 측은 또 입찰공고와 함께 공시한 ‘특수과업지시서’에 총괄책임자의 자격 요건으로 ‘공항근무경력 10년 이상’을 명시했다.
실제로 현재 청소용역을 맡고 있는 업체(ㅈ)의 현장대리인은 공항공사 직원(4급) 출신이며, 직전 계약업체(ㄷ) 현장대리인 또한 공항공사 직원(2급) 출신이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공항근무 10년 이상 경력은 공항공사 출신이 아니면 갖출 수 없는 자격이고, 더욱이 공사 측과 사전 협의해 임명하라는 것은 출신직원의 채용을 암묵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관피아’, ‘철피아’처럼 ‘항피아’라는 비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공항 관계자는 “공항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책임을 맡아야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러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포공항 미화원이 주축인 공공비정규직 노동조합 강서지회(지회장 손경희)는 지난 12일 ‘한국공항공사 낙하산 인사 중단’, ‘성추행·인권유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일시 파업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