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잡는 스몸비족, 그들의 목이 위험하다

포켓몬 잡는 스몸비족, 그들의 목이 위험하다

기사승인 2016-08-23 18:23:24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길을 다니면서 실제 거리나 공중에 떠 있는 포켓몬스터 캐릭터들을 포켓볼을 던져 포획하는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GO’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스몸비족’이 전 세계적으로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10대 소녀는 지난달 포켓몬을 잡으려고 근처의 강에 갔다가 물에 빠져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또 자동차 운전자가 운전 중 ‘포켓몬 GO’를 하다가 도로를 벗어나서 주변의 나무를 들이 받는 사고도 있었다.

▶스몸비족, 횡단보도 보행 속도에 악영향…자동차 경적 소리에도 둔감  
스몸비족의 행동은 얼마나 위험할까.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주위 분산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평균 속도가 초속 1.31m였다. ‘비주의분산 보행자’의 평균 초속(1.38m)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었다.

이 같은 행동은 경적소리와 같은 주변 소리에도 더욱 둔감하게 반응했다. 20·30대 성인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게 한 결과 55%(11명)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으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경험’에 대해 27.9%가 '있다'라고 답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사고 위험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 현대해상화재보험 산하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서 집계한 결과 스마트폰이 원인이 된 보행자 교통사고는 2009년 437건에서 2014년 1111건으로 5년 사이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 각도에 따라 경추 압력 갈수록 증가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 또한 목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 목은 총 7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하중을 견디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C자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자세는 목을 쭉 빼게 돼 장기적으로 목을 일자로 만들 수 있다.

일자목은 디스크 압력을 제대로 분산시킬 수 없기 때문에 목이 결리거나 근육을 경직시킨다. 결국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케네투 한스라이 연구진이 국제외과기술저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보고한 논문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6~7세 정도의 아이를 목에 얹고 있는 것과 비슷한 27kg의 부담을 준다고 나타나있다. 

일반 성인이 고개를 들고 있을 때 경추에 가해지는 압력의 무게가 4~5kg인 것과 비교하면 고개를 숙이는 각도에 따라 부담은 점점 더해진다. 30도를 숙이면 18kg, 45도일 경우에는 22kg의 부담이 더해진다.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목 디스크 예방을 위해 적어도 50분에 1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목과 어깨 등에 굳어있는 근육과 인대를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을 해소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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