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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

[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

기사승인 2016-08-29 09:27:47


“우리가 아는 ‘학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알파고 현상으로 미래 변화 예측이 어렵다.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교육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지난 24일 제주도교육청에서 진행한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융복합 지식을 지닌 창의적 인재 양성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육감은 “‘배려’와 ‘협력’의 교육문화 아래 ‘융합형 창의인재’가 나올 수 있다”며 “교사가 아이 한 명에게 충실한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진통을 겪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문제’에 대해 이 교육감은 제주의 열악한 재정현실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국비로 지원하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누리과정 유지가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교육감이 이끌고 있는 제주교육청은 캐나다, 아일랜드 등 유럽권과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권에 이르기까지 세계 교육관련 기관들과 교육교류협정을 체결해나가고 있다.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흐름에 발 맞춰, 제주교육도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이 교육감의 생각이다. 

이 교육감은 제주가 한·중·일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국내만이 아닌,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제주교육감으로서 2주년을 맞으셨다. 그간의 성과와 소감은?

△ 취임하면서 ‘제주교육은 교실이다’를 목표로 ‘아이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해 업무를 지시하고 덧붙이는 행정이 아닌, 덜어내고 지원하는 행정을 펼쳤다.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는 교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보다는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있는 학교 현장을 만들고 있다. 

‘제주교육은 질문이다’가 올해 교육 목표다. 그동안 나타난 교실의 변화를 기반으로 아이들 질문의 힘과 예술적 감수성, 다양한 진로, 진학, 건강 등을 충실히 키우고 있다. 

 



-교육감께서 생각하시는 참된 인재란 무엇인가?

△ 각 분야가 융복합의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융합형 창의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의 중요성을 제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융복합 창의성과 인성은 ‘배려’와 ‘협력’의 가치로 수렴된다. 융복합이 가능하려면 분야별 인재가 서로 협력하고 배려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교육 문화 속에서 아이들의 진정한 인성이 자나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배려’ ‘협력’이 중심 가치다. 출산율 저하로 아이 한 명이 매우 소중하다. 아이 한 명의 꿈과 끼, 가능성을 소중히 키워야 한다. 나만 잘 하는 인재가 아닌, 배려하고 협력하며 함께 행복을 만드는 인재가 필요하다. 제주교육의 지표인 ‘배려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교육’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반영하고 있다.

  
- 연합고사 폐지가 확정되면서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일부에선 학력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 중학교는 입시 위주의 문제 풀이가 아닌, 독서습관을 키우고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며, 진로‧진학을 잘 설계할 수 있는 시기가 돼야 한다. 우리가 아는 ‘학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알파고 현상으로 미래 변화 예측이 어렵다.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교육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와 진학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의 힘’을 키워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경쟁적 교육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교육부의 ‘2015 교육과정 개정’으로 융복합 지식을 지닌 창의적 인재 양성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대입에서 수시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70%가 넘어 이젠 입시 위주의 평가와 수업 방식으로는 아이들의 꿈과 끼, 가능성을 키울 수 없다고 본다. 자유학기제와 대입제도의 변화, 학생중심 수업방법 변화, 평가방법의 개선 등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내일의 가능성을 키워가는 중학교 의무교육 본연의 의미를 실현하겠다. 


- 이번 국회에서도 누리과정 예산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만일 추경에서 별도 예산편성이 무산될 경우, 누리과정예산 압박은 결국 도교육청이 짊어져 가야 할 형국인데 대책은?

△ 지난 총선을 통해 누리과정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더 이상의 부담은 초중등 본연의 교육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누리과정과 초중등 교육의 본질을 실현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누리과정은 국비로 지원되어야 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중심으로 국회와 소통 강화하며 현명하게 풀어 나가려하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질문하는 능력’ 배양에 주력한다고 밝히신 바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 인구 절벽 문제가 심각하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이 때에 ‘단 한 명의 아이를 잘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가 아이 한 명에게 충실한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

알파고 현상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차별된 질문하는 능력, 예술적 감수성, 공감 능력 등을 잘 키워야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자발성‧주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겠다. 문예체 동아리와 주제탐구 동아리를 활성화하며, 예술적 감수성을 충실히 키우겠다. 


- 해외 교육 관련 기관들과의 MOU가 활발히 추진 중인데 이를 통해 제주교육이 얻을 수 있는 성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움직였을 때를 대비해 제주교육이 지금부터 면밀히 준비해야 한다. 인(in) 서울에 갇혀 있는 대학진학의 흐름을 아시아로 넓게 가져가야 한다. 미국, 유럽의 유학 흐름을 중국과 일본, 나아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까지 충분히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 호치민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와 교육교류 협정을 체결했고, 중국 북경시 및 상해시교육위원회와도 협약을 갱신해 중국 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최근 아일랜드, 캐나다와 교육교류 협정을 체결해 교사들이 선진 교육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됐고 앞으로 일본과 홍콩, 몽골 등과도 협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렇게 되면 아이들이 인 서울에 갇혀 있었던 사고를 넓히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주도가 20년 이내에 아시아의 소통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학생들과 학부모들께 메시지를 전하신다면?

‘100’을 거꾸로 돌리면 ‘1’이 된다. ‘1’은 유일무이하게 존재하는 아이들, 자신이다. 100일이 지나면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또 다른 세상과 만남이 찾아온다. 자신의 꿈과 희망, 가능성을 믿는다면 분명 미래 행복은 아이들의 것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폭염에 맞서며 너무 공부에만 몰두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적절한 휴식을 즐기고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건강하고 슬기롭게 이 시기를 잘 건너가길 바란다. 교육청도 수험생들이 편하게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오현고등학교 졸업

-제주대학교 영어영문학 학사

-前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지부장

-前 제9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해군기지건설갈등해소특별위원회 의원

-前 아이건강제주연대 공동대표

-前 제9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교육의원

-제15대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교육감

scoop@kukinews.com

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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