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정신병원·장성병원 등 의료기관 인증제도 믿은 환자들만 피해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최근 3명의 C형 간염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갖춘 병원임을 인정하는 의료기관 인증을 지난 7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C형 간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건국대 충주병원이 지난 7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의료기관 재인증을 받은 지 불과 한 달이 지난 8월17일에 실시한 자체 C형간염 역학조사 결과, 투석환자 73명 중 3명이 병원 내 감염으로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확인됐다.
김 의원은 반복되는 병원 내 감염, 안전사고, 인권침해 등 심각한 의료서비스 문제가 국민들에게 많은 걱정과 불안을 낳고 있지만 한 달 전 인증된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3건 발생해 오히려 정부의 의료기관 인증제도를 믿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평가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 평가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을 설립했다.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은 민법상 비영리재단법인으로 병원협회, 의사협회, 간호협회, 치과병원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 등 보건의료인단체로부터 출자 받아 인증 및 평가 업무를 수행해왔으며, 복지부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인건비 등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는 ▲환자의 권리와 안전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활동 ▲의료서비스제공과정 및 성과 ▲의료기관의 조직인력관리 및 운영 ▲감염관리 및 환경관리 등을 평가해 인증서를 수여해 왔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난 7월19일에 언론보도를 통해 16년 4월19일부터 4일간 ▲안전보장활동 ▲환경안전 ▲환자권리 존중 및 보호 ▲의료서비스 만족도 관리 ▲진료전달체계 ▲환자진료체계 ▲약물관리 ▲경영관리 ▲인적자원관리 ▲기구관련 감염관리 ▲부서감염관리 ▲시설환경 안전관리 등 537개 조사항목에 대한 철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충북 북부지역 최초로 2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 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한 달 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평가인증을 받은 병원이 환자 치료과정에서 환자를 C형간염에 감염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 위탁 인증 의료기관의 사고발생현황을 보면 ▲장성병원 화재발생 28명 사상자 발생(2014년 5월) ▲용인정신병원 환자인권 침해, 환자학대 및 열악한 환경(2016년 6월) ▲건국대 충주병원 혈액투석환자 3명 C형간염 감염(2016년 9월) 등 확인된 것만 3건이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2016년 재인증, 장성병원과 용인정신병원은 2013년 인증 받았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는 평가결과는 물론 전체 평가기준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승희 의원실은 의료기관 평가과정과 결과에 대해 복지부에 질의했으나 정작 의료기관 평가인증 업무를 위탁한 복지부 관계자는 “사업초기부터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세부 평가지침과 평가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했다고 전했다.
김승희 의원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평가 및 인증의 객관성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병원들에서 반복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증제를 만들기 위해 설계했다는 홍보내용이 무색할 지경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세부항목별로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투명한 인증절차로 진행함으로서 공신력을 확보해야한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평가인증 제도를 책임지는 주무부처로서 제대로 된 감독 기능을 수행해 국민이 안심하고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