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미숙아 의료지원 시스템으로 신생아 사망률 세계 최저 이끌다

선진 미숙아 의료지원 시스템으로 신생아 사망률 세계 최저 이끌다

기사승인 2016-09-04 22:44:37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최근 정부에서 확정·발표한 ‘저출산 보완대책’에 2.5kg미만 미숙아에 대한 집중치료 및 후속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내용이 포함됐다.

사회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미숙아의 출산율은 계속 증가하면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라는 시각이 처음 반영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미숙아 관련 지원 시스템과 정책은 어떨까. 일본 사이타마 의과대학의 히사노리 소바지마(Hisanori Sobajima) 교수는 “미숙아를 포함한 신생아 관리를 위한 일본 정부와 학계의 노력은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일본은 1958년 ‘미숙아 양육의료사업’을 시작했으며, 1965년부터는 ‘모자보건법’을 제정해 미숙아 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내 소아과학회의 여러 분과 회의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미숙아 신생아 학회’도 1958년 발족했다. 이 시기부터 시작된 정부와 학회의 적극적 노력으로 신생아의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1000명당 0.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사노리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연 100만 명 정도의 신생아가 태어나는데 그 중 9.5% 정도가 미숙아다. 미숙아의 경우, 신체의 여러 장기가 제대로 성숙되지 못한 채 태어나 면역이 약해 여러 건강적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중 호흡기 장애, 두개내출혈, 감염증 등을 주의하며 관리해야 한다.

미숙아는 호흡기 질환을 자주 경험하는데 사망 위험이 독감보다 1.3~2.5배 높다고 알려져 있는 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RS바이러스)가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영유아가 대부분 감염되나 미숙아의 경우 이에 훨씬 취약하다.

그는 “일본에서는 현재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접종을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미숙아 이외에도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신생아와 다운증후군, 면역부전 신생아 등으로 그 적용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일본에서는 이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한 신생아 사망률이 0%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미숙아 가정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의료비는 1990년대부터는 치료비 전액 지원 대상을 기존의 24주 이상의 미숙아에서 22주 이상으로 확대했는데 그는 “NICU 퇴원 후 외래비도 의료보험을 통해 80%가 지원되며 나머지 본인 부담금 20%에 대해서도 지방 정부에서 영유아 의료비 조성제도에 따라 대부분 지원을 해주고 있으니 사실상 미숙아 의료비는 무료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의료비 지원 외에도 의료시설 등 시설정비와 의료기기 등 설비정비를 위한 국고보조도 시행 중이다. 종합 주산기 센터가 인구 100만 명당 1개로 105개소, 이와 별도로 지역 주산기 센터가 292개소 등 총 400여 곳의 주산기 센터가 있는데 이 곳에 미숙아 집중치료실을 설치하면 정부에서 추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1500g 미만의 미숙아를 6세까지 추적 관찰하며 의료 데이터를 쌓아오고 있다. 히사노리 교수는 “일본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미숙아와 미숙아에게 영향을 끼치는 질환 등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하고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의 정책적 결정이나 예산 편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현장에서 정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데이터 축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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