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또 나와?’, 혹은 ‘아직 안 없어졌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가 정착되면서 등장한 신(新)풍경이다. 시청자들은 예상 가능할 정도로 같은 포맷이 반복되거나, 시대의 흐름에 뒤처졌다고 느끼면 지루해하기 마련이다. TV만 틀면 나오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소리 없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된 이유다.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한식대첩’은 다르다. 한식을 주제로 뒤늦게 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지금이 전성기라고 할 정도로 상승세다. 시청률도 꾸준히 올라 지난 시즌 평균 4.1%, 최고 5.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한식대첩’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27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tvN ‘한식대첩4’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현돈 PD는 “‘한식대첩’을 4년 동안 만들어왔다”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사랑받는 것 아닐까 싶다. 가족이 TV 앞에 모여서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드신 음식에 대해 얘기하고 추억도 되새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식대첩4’은 지역 연고제 프로그램”이라며 “각자의 지역을 응원하는 재미가 있다”고 네 시즌을 이어온 비결을 털어놨다.
이번 시즌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다. 먼저 지난 시즌 MC을 맡았던 김성주가 올림픽 중계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고, 강호동이 새 MC를 맡았다. 심사위원도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하차하고, 음식 전문 칼럼니스트 유지상이 합류했다. 강호동은 요리보다 참가자들의 사연을 강조하고, 유지상은 사라진 식재료와 음식을 식탁으로 끄집어 내겠다는 각오다.
이날 강호동은 “‘한식대첩’의 네 번째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것이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이 크다”며 “그럼에도 강호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 치열한 승부 펼쳐지는 곳에서 흥을 돋우고 익살을 살리겠다”고 MC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막상 촬영을 진행 해보니,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승부만 있는 프로그램으로 보기 어렵다고 느꼈다”며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사연이 있는 음식을 이기진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각 지역과 가족들, 조리도구에 얽힌 사연들을 잘 끄집어내 풍성하게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유지상은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기자라는 직업이 남을 칭찬하기보다 지적을 많이 하던 직업이라 항상 조심스러웠다. ‘한식대첩’은 전반적으로 지적보다 칭찬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서 반가운 마음으로 응하게 됐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한식은 우리와 같이 생활하는 공기 같은 것”이라고 정의하며 “한식의 미래를 제시하거나 방향을 바로 잡는 데에는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게 그 역할의 일부가 주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심사위원과 MC의 투입 외에도, 시즌4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강화됐다. 10팀 중 4팀이 가족으로 구성됐을 정도다. 현돈 PD는 “시즌3를 끝내고 혼자 6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다”며 “고수 분들을 찾는 과정에서 식당을 운영하거나 음식을 잘하는 분들은 가족끼리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요리법과 조리기구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국 10개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 고수들이 출전해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한식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4’는 오는 28일 오후 8시20분 첫 방송된다. 올리브TV와 tvN에서 동시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